여전히 당신과 나를 살아가게 하는 ‘어떤 다정함’에 관하여
한 사람이 살아낸 용기 있는 시간을 읽으며 발견한 연결과 연대의 단어들
여성과 소수자의 목소리를 듣고 쓰는 작업을 해온 안미선 작가의 신작 에세이이다. 작가가 읽은 42권의 책에서 발견한 연결과 연대의 단어들을 소개한다. 작가는 이번 책에서 일인 가구, 경력 단절, 중년, 한부모, 이주민, 홈리스 등 다양한 층위에 속한 여성과 소수자들이 겪는 불합리함과 부조리를 말한다. 그리고 사람들의 눈길이 잘 가닿지 않는 외로운 자리에서 용감하게 삶을 위해 싸워가는 사람들을 이야기한다. 그 속에서도 누군가가 소리 없이 건네는 어떤 다정함이 그들을 여전히 서로 살아내게 하고,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고 말한다.
인터뷰 일을 하는 작가에게 중요한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고, 세상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다는 믿음이었다. 이 땅에 발붙이고 있는 것들은 모두 연결되어 있다. 때로 낯모르는 이에게 마음을 베이듯 상처를 받더라도 또 누군가가 건네는 다정한 인사가, 온기 남은 손길이 다시 일어서도록 북돋아줄지도 모른다. 혐오와 배제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그럼에도 여전히 다정함을 말할 수 있는 이유이다.
내가 살던 집들을 떠올리고 찾아 나서며 오래된 한옥과 마당 깊은 양옥, 숨 가빴던 아파트와 담담한 빌라들을 만났다. 집에 비친 모습을 사진으로 찍고 이야기로 쓰면서 이번에는 나를 똑바로 마주해 보았다. 숨어 있던 이 세상 집들의 두런거림과 그 목격담이 더 많아지면 우리가 더 빛날 것 같다.
경북 봉화에서 태어나 영주에서 자랐다. 대학을 졸업하고 출판사에서 일을 했다. 출판 일을 그만 둔 후 여성 인권에 관심이 많아 성폭력상담소에서 근무하면서 학교와 쉼터에서 성교육을 했다. 여성의 일과 삶을 소재로 월간'작은책'과 '삶이 보이는 창'에 글을 연재했다. 현재 월간'작은책' 편집위원, 여성노동자글쓰기 교실 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일하는 여성들의 삶을 쓰는 일을 하고 있다.
쓴 책으로 『여성, 목소리들』 『언니, 같이 가자!』 『똑똑똑 아기와 엄마는 잘 있나요?』 『내 날개 옷은 어디 갔지?』 『모퉁이 책 읽기』 등이 있으며, 함께 쓴 책으로 『백화점에는 사람이 있다』 『엄마의 탄생』 『기록되지 않은 노동』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