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두 번 만난 남자와 살기 위해 치른 계약 결혼.
그의 귀국과 동시에 이혼은 예견되어 있었다.
“나랑 자고 싶어요?”
외로움에 사무친 밤.
어차피 깨질 관계였기 때문일까.
그를 도발하는 건 의외로 쉬웠다.
“보기보다 적극적이네.”
그 밤의 충동적인 부부 관계의 대가는 혹독했다.
“감당 못 할 일에 덤비지 말라고 했을 때 멈췄으면,
내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내진 않았을 겁니다.”
빠져나갈 구멍 따위 없다는 것을 아는데도
외설적인 부부 관계를 멈출 수가 없었다.
***
“기억이 잘 안 납니까? 우리가 어젯밤에 뭘 했는지.”
“어젯밤 일은 단순히…….”
단순히 술과 분위기에 취했을 뿐이라고 변명하려 입을 열어 보지만,
사나운 음성과 집요한 눈빛에 가로막히고 말았다.
“그래, 단순했지. 서로 짐승처럼 달려들고, 흔들고.”
“지금…… 뭐 하자는 거예요?”
“앞으로도 계속 하자는 거지, 뭐긴 뭐겠어.”
유헌이 넥타이 매듭을 다 풀어헤친 다음,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