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상치 않은 등장인물들의 작렬하는 카리스마, 합스부르크가의 멸망 직전처럼 전편에 흐르는 화려한 제국의 빛과 명암, 여운으로 남는 맛은 독할 정도로 진하고 달콤쌉싸름한 다크 초콜릿인 예측불허의 작품에는 시크하고 쿨한 작가의 개성이 그대로 녹아 있다.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 이 작품의 키워드는 왈츠, 진한 향수, 황실의 비극, 집착남, 리볼버, 이복형제, 암살, 그리고 퀸이다. *** 1막 Readymade Queen Act Ⅰ. 구원과 기만 태양 아래의 화려한 세계, 그 주인의 자리를 둘러싼 아귀다툼. 누구도 돌아보지 않는 그늘에서부터 전조는 시작되었다. “머리가 적갈색이군. 눈동자까지……. 황제의 색이라.” 백치로 유폐되어 살던 황녀 비올레타가 살해당하고, 허무한 생 그 끝에 단 하나 남은 것은 그녀의 시녀, 몰락한 귀족 영애 에비가일. 에비가일은 제게도 곧 닥쳐올 끝을 예감했다. 그 공작이 이렇게 말하기 전까지는. “네가 저 황녀가 돼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