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제 그만하자. 재미없다.”
미숙하고, 어리석고, 과하고, 멋몰랐던 스무 살 여름의 첫사랑은 그 말 한마디에 잔인하게 끝난다. 고작 6개월짜리 풋사랑이었다.
그로부터 8년 후.
“왜 나타났어요.”
“유여름 피디님이 나쁜 꿈은 안 꾸는지.”
“하…….”
“숨은 제대로 쉬고 사는지.”
“…….”
“다른 남자는 만나봤는지. 그게 좀 궁금해서.”
이제는 깡패가 아닌 TS의 상무 강해수는 PD가 된 여름에게 내하동 다큐멘터리 촬영을 제안한다.
“이번에 가서 추억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봅시다. 나랑.”
“전 당신 안 보고 싶었어요.”
“그럴 리가.”
내하동.
그녀의 가족도, 첫사랑도 모두 죽고 바스라지게 만든 그 곳.
“난 그거 그냥 지나간 과거일 뿐이에요. 진짜 끔찍한 과거.”
“유여름.”
“좋았던 적이 단 한 순간도 없는데 어떻게 추억이야?”
여름은 다시 나타난 해수와 엮이는 것을 거부하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엮여 있던 강해수와의 악연이 이제야 모습을 드러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