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편으로 화려하게 돌아오다
역사를 바꾼 결정적 ‘그날’을 주제로 역사 대중화의 문을 연 KBS 「역사저널 그날」. 방송 프로그램에 깊이를 더해 역사 부문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한 조선 편에 이어 이번에는 고려 편이다. 1100년 전 이 땅에 탄생한 고려 500년의 역사에서 스물여덟 개의 에피소드를 엄선했다. 한국사를 통틀어 가장 개방적이고 독창적이며 진취적이었던 나라, 고려의 ‘그날’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10세기 초, 한반도에 다시 한번 분열의 시대가 도래했다. 힘을 잃은 신라 왕실을 대신해 혼란을 수습할 자는 누구인가? 『역사저널 그날 고려 편 1: 왕건에서 서희까지』는 왕건이 고려를 건국해 후삼국을 통일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분열은 극복되었지만, 그 과정에서 나타난 부작용은 만만치 않았다. 거듭된 혼인은 후계 다툼을 낳았고, 약해진 왕권을 일으켜 세우려는 광종의 노력은 또 다른 후유증을 남겼다. 외침도 있었다. 거란의 첫 번째 침공은 서희의 활약으로 막아 냈지만, 내부의 대립과 갈등은 거란의 재침을 불러왔다. 고려는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 나갔을까?
우리에게는 수많은 기록과 기억이 있다. 그것들을 꿰어 이야기를 만들고 그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나와 너, 우리가 탄생한다. 이처럼 역사는 단순한 사실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지평을 제시하며, 때로 무기가 되고 거울이 된다. 역사의 무궁한 힘을 믿기에 그것을 세상과 나누기 위해 읽고 쓰고 뛴다.
수십 명의 PD와 작가, 스태프와 패널들이 모여 2013년 가을 첫 방송을 시작한 「역사저널 그날」은 토크쇼 형식을 빌려 우리 역사를 이야기하는 신선한 시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딱딱하고 일방적인 지식 역사가 아니라, 웃고 떠들고 눈물짓는 이야기 역사, 사람의 살 냄새 짙은 사랑방 한담 같은 맛으로 역사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잔잔한 갈채를 받고 있다.
역사(History)란 무엇보다 이야기(Story)임을 보여 주고자, 끊임없이 만나고 엮고 실험하고 있다.
2016년에는 고려 500년의 역사를 약 8개월간에 걸쳐 다루는 유례없는 도전을 선보였다. 이 책 『역사저널 그날 고려 편』은 바로 그 결과물로, 역사를 바꾼 고려의 결정적 ‘그날’에 설명과 깊이를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