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조아 씨 때문에 이렇게 됐는데, 책임지셔야죠.” “네? 사장님 전 그냥…….” 변명을 하기도 전에 차혁이 그녀의 입술을 삼켜버렸다. 순식간에 내려앉은 뜨거운 입술의 감촉에 조아의 머릿속이 하얘졌다. 그렇지 않아도 잠까지 덜 잔 데다 술기운까지 채 가시지 않아 정신없는 와중에 차혁의 키스는 그녀의 정신을 완전히 쏙 빼놓았다. 뜨겁게 젖은 혀가 입술 라인을 부드럽게 훑었다. 안 된다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온몸으로 맹독이 퍼진 것처럼 조아는 손끝 하나 움직일 수가 없었다. 고압 전류에 감전이라도 된 것처럼 그녀의 온몸으로 묘한 감각이 일었다. 쉽사리 놓아줄 것 같지 않던 그의 입술이 떨어지는가 싶더니 지독할 정도로 나른한 목소리가 그녀의 귓전으로 흘러들었다, “싫으면 지금 말해요. 여기서 더 가면 멈출 수 없으니까.” 그렇게 말하며 내려다보는 차혁의 눈동자가 음험한 빛을 띠며 반짝였다. 먹이를 눈앞에 둔 포식자의 시선은 섬뜩할 정도로 위험했다. 포식자의 위험한 시선이 무언의 협박처럼 그녀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성차혁과 키스라니……. 탐욕에 물든 성차혁을 올려다보던 조아는 결심을 굳혔다. 이정우에게 차여 갈기갈기 찢긴 마음을 성차혁으로 위로받고 싶었다. 성차혁과 하룻밤이라면 충분히 위로가 될 것 같았다. 조아는 대답 대신 두 손을 등 뒤로 돌려 브래지어 호크를 끌렀다. 툭, 끊어지는 소리와 함께 브래지어가 바닥에 떨어졌다. 그녀의 이성도 함께 떨어졌다. 하얀 달빛을 받은 조아의 풍만한 가슴이 도자기처럼 반짝거렸다. 이어 조아가 도발하듯 차혁의 눈을 마주하고서 입술을 움직였다. “해도 돼요.” 그녀의 허락에 설핏 차혁의 한쪽 입꼬리가 올라가는가 싶더니 이어 차혁이 그녀를 두 팔로 번쩍 안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