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개는 나의 망설임이다"
김훈의 무기이자 악기, 밥벌이의 연장 "연필"
연필은 내 밥벌이의 도구다.
글자는 나의 실핏줄이다.
연필을 쥐고 글을 쓸 때
나는 내 연필이 구석기 사내의 주먹도끼,
대장장이의 망치, 뱃사공의 노를
닮기를 바란다.
지우개 가루가 책상 위에
눈처럼 쌓이면
내 하루는 다 지나갔다.
밤에는 글을 쓰지 말자.
밤에는 밤을 맞자.
1948년 서울 출생.
2000년까지 여러 직장을 전전.
소설 『공터에서』, 산문 『라면을 끓이며』 외 여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