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무슨 말을 들은 거지? 청혼? 내가 만만해 보였던 걸까?
무려 열세 번째 파혼을 당하고 가면무도회에 참석한 리시안. 그곳에서 만난 검은 가면의 남자를 두 번째로 우연히 마주쳤을 때 그가 말했다. “당신을…… 연모합니다.”
어머, 이 남자 좀 봐. 얼굴도 모르는데 연모? 그게 가능해?
“영애께선 여전히 아름다우십니다.”
“그런…… 말도 안 되는 거짓말, 마요.”
“영애를 마음속 깊이 사랑하고 있습니다. 한 치의 거짓 없이, 제 모든 마음을 다해 드리는 말입니다. 믿지 못하시겠습니까?”
“믿지 못하는 게 아니라, 믿어요. 믿는데, 그렇긴 한데, 솔직히 말하자면 정말 기쁜데. 그게…… 뭐라고 대답해야 좋을지…….”
“꼭 말로 대답해주실 필요는 없습니다. 눈을…… 감아주시겠습니까.”
포개어진다. 젖어든다. 서로의 입술에, 숨결에, 향기에.
여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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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작
매혹의 꽃
심장을 움켜쥐다
열네 번째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