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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올해부터 그동안 주저하며 쓰지 못했던 내용까지 일기에 적어 두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성생활이나 아내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너무 자세히 쓰지 않으려고 했다. 아내가 이 일기장을 몰래 읽고 화를 내지는 않을까 걱정했기 때문이었는데, 올해부터는 그런 걱정을 하지 않기로 했다. 아내는 분명히 이 일기장이 서재의 어느 서랍에 들어 있는지 알고 있을 터다. 고풍스러운 교토의 유서 깊은 집안에서 태어나 봉건적인 분위기에서 자란 그녀는 여전히 구폐 같은 도덕을 중시하는 면이 있고, 그것을 자랑스러워하는 경향마저 있다. 그런 아내가 설마 남편의 일기장을 훔쳐볼 리 없겠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상례를 깨고 부부 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빈번히 드러낸다면, 그녀가 과연 남편의 비밀을 캐내고 싶은 유혹을 견뎌 낼 수 있을까?

? 본문에서

Звесткі пра аўтара

 다니자키 준이치로(谷崎潤一郞)

일본의 소설가. 1886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다. 메이지 말기부터 쇼와 중기까지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며 다방면에 걸쳐 문학적 역량을 과시한 작가로, 노벨 문학상 후보에 수차례 지명되는 등 일본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탐미주의적 색채를 드러내며 여성에 대한 에로티시즘, 마조히즘 등을 극도의 아름다운 문체로 탐구하였다. 한평생 작풍이나 제재, 문장, 표현 등을 실험하며 다채로운 변화를 추구하였고, 오늘날 미스터리, 서스펜스의 선구가 되는 작품이나 활극적 역사 소설, 구전?설화 문학에 바탕을 둔 환상 소설, 그로테스크한 블랙 유머, 고전 문학 연구에 이르기까지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1965년, 신부전과 심부전으로 사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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