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밤엔 너와 함께

· 에피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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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쁜 놈이다. 누군가는 괴물이라 했고, 누군가는 스토커라 했고, 누군가는 미쳤다고 했다. 나도 인정한다. 그건 내가 더 잘 알았다.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비틀린 욕망은 복수로 표현되었고, 아낌없이 그들을 응징했다. 죄책감은 없었다. - “전에 종종 오던 색시 말이야. 왜 떨어져 사는지는 모르겠지만…….” “색시 아니에요.” 수박을 한 입 크게 물어 우적우적 씹었다. 물은 많은데 그다지 단맛은 느껴지지 않았다. 입가를 타고 흐르던 수박물이 허벅지위로 툭 떨어졌다. 마치 군침을 질질 흘리는 개 같았다. 서둘러 손등으로 입술을 닦았다. “아녀? 우린 그런 줄 알았는데?” “그럼 뭐여?” “우리 모두 색시인줄 알았는데. 곱상하니 예쁘던데.” 할머니들이 이구동성으로 웅성거렸다. “…….” 선뜻 대답할 수가 없었다. 쉽게 말이 나오지 않는 것 보면 아직 여동생으로 인정하진 못한 것 같다. “그만 물어 봐. 젊은 사람이 곤란해 하잖아.” “궁금해서 그렇지. 국 씨가 여기 온 게 벌써 2년째잖아. 우리야 마을에 든든한 장정이 있어 좋긴 한데 젊은 사람이 혼자 사는 게 딱하잖아. 한창 힘쓸 나이잖아. 안 그려?” “뭐, 뭐 그거야 그렇지만.”날 면전에 두고 갑론을박을 펼치던 할머니들의 쭈글쭈글한 얼굴이 내 어깨에서 가슴팍으로 슬그머니 떨어졌다. 가랑이에 박히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거시기가 잘 서지 않는 걸 알면 할머니들은 또 엄청 안쓰러운 얼굴로 혀를 쯧쯧 찰 것이다. 그나마 살아있는 몸이라고 아침엔 발기라도 되었다. “무슨, 사정이 있겠지.” 내 상황을 캐치한 듯한 저 소리가 날 더욱 처량하게 만들었다. “동생……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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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작 상상 그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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