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이상〉
※ 본 작품은 폭력, 비윤리적인 장면 등 민감한 소재가 포함되어 있으니 도서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디스토피아 #아포칼립스 #크리처물 #유사근친 #미인공 #수한정다정공 #집착내숭공 #단정미남수 #다정수 #얼빠수 #후반능력수 T-바이러스에 감염된 인간은 세 번의 열병 끝에 아귀가 되는 세상. 면역 수치가 높은 사람은 바이러스 센터가 있는 제경도의 일원이 되며, 국가를 위해 평생을 헌신해야 한다. *** 예운은 몸을 웅크렸다. 아귀들은 여전히 타액을 뚝뚝 흘린 채 근방을 어슬렁대고 있었다. 그는 꼬리 칼 손잡이를 의미 없이 어루만지며 숨을 삼켰다. 앰풀의 효력은 고작 해야 두 시간을 조금 넘는다. 이대로 구조되지 않는다면 자신은 아귀의 먹이가 되어 머리만 남게 될 터였다. 이대로 죽는 건가. 절망보다는 허탈함에 웃음이 샜다. 타개책 하나 보이지 않는 상황을 마주하니 그저 눈앞이 검게 물드는 듯했다. “크르으억!” 괴성이 들린 건 그때였다. 쾅, 쾅. 지면을 울리는 둔중한 소음과 함께 귀에 익은 아귀의 비명이 이어졌다. 잠시 멍하니 있던 예운은 자리에서 일어나 수풀을 헤치고 나갔다. 발목의 고통도 그 순간만큼은 까마득히 잊고 말았다. “…한설우.” 공터 한가운데에는 아귀의 내장을 짓밟고 선 설우가 있었다. “찾으러 왔어. 예운아.” 여느 때와 다름없는, 해사한 미소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