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테리 연구: 프로이트 전집 3

· 프로이트 전집 Book 3 · 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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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프로이트는 인간의 정신을 과학적으로 탐구하기 위한 첫 번째 도구를 찾아낸 사람이었다.” - 제임스 스트레이치


원고지 3만 매, 총 7500페이지, 프로이트 평생의 이론적 저술 망라

완성도 높은 전집을 향한 출판사의 부단한 개정 노력

2003년 이후 17년 만에 개정판. 



한국의 프로이트 전집으로서 사상 최초이자, 지금도 유일한 열린책들의 『프로이트 전집』(전15권)의 개정 신판이 발행되었다. 1997년 초판, 2003년 개정2판에 이어 17년 만의 개정판이다. 이번 개정에서는 두 권이 새로운 역자에 의해 번역된 것 외에, 전권 원문 대조와 교열이 이루어졌다. 특히 용어가 열다섯 권 전체에서 통일되는 데 주의를 기울였다. 그동안 변경된 맞춤법이나 외래어 표기법을 반영했으며 그간 학계의 논의와 지적을 수용하여 일부 제목이나 개념어가 변경되었다. 


번역은 원본과 달라서 수명이 있고 주기적으로 새로 번역될 수밖에 없다고 한다. 명쾌하고 옳은 말이지만, 이런 말은 대개 새로운 번역을 내놓는 출판사와 역자가 하게 마련이다. 하나의 출판사가 수십 년간, 이미 출간한 책을 몇 번씩 번역과 교열을 새롭게 다듬으며 때로 번역을 통째로 교체하기도 하면서 좀 더 완성된 정본을 만들어 내려고 노력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수록 작품의 구성은 제2판(전15권)과 동일하다. 제2판에서 가장 눈에 띄는 요소였던 고낙범 화가의 프로이트 모노크롬 표지 그림 역시 그대로 유지되었다. 고낙범이 그려낸 색채의 스펙트럼은 15권으로 이루어진 전집에 통일성을 부여하고, 미적 가치를 고양시킴으로써 프로이트 전집을 단순히 학술적인 텍스트가 아니라 예술 작품으로 주목하게 한다. 고낙범과 열린책들의 프로이트 협업은 이후 출판사와 예술가들의 협동 작업에 어떤 기준을 제시했다. 


프로이트는 설명이 필요 없는 가공할 천재 과학자이자 사상가로서, 20세기 인간의 자기 이해에 근본적인 수준의 영향을 미쳤다. 영국 시인 W. H. 오든이 표현했듯, “그 후 인류는 그가 창조한 기후(climate) 아래서 살아가고 있다”. 프로이트 이론은 여전히 논쟁의 대상이지만, 그의 이론이 단 한 번이라도 흔쾌히 받아들여진 적은 없었던 것은 생전이나 사후나 마찬가지이다. 그의 작품이 번역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인문학, 철학, 심리학의 논의들은 사상누각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열린책들의 『프로이트 전집』은 그 담론들이 한국 독자들에게 실질적으로 의미가 있는 담론이 되게끔 기여해 왔다. 


히스테리 연구 (요제프 브로이어와 공저) Studien über Hysterie (1893)  

 정신분석이 배태된 출발 지점을 보여 주는 이정표적인 작품이다. 프로이트와 브로이어는 여러 사례 연구를 통하여 카타르시스 요법을 발전시켜 나갔고 환자를 최면 상태에 빠뜨리지 않고도 치료할 수 있는 자유 연상법을 개발해 내기에 이르렀다. 브로이어의 「이론적 고찰」과 프로이트의 「히스테리의 심리 치료」는 이러한 치료 요법의 발달과 이론을 서술하여 정신분석의 초석이 된 히스테리 연구의 기반을 닦은 논문이라고 할 수 있다. 

About the author

지크문트 프로이트 Sigmund Freud

지크문트 프로이트는 1856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소도시 프라이베르크에서 출생했다. 네 살 때 가족과 함께 빈으로 이주한 프로이트는 빈 대학 의학부에 진학하여 브뤼케 교수가 이끄는 생리학 연구실에 들어가 6년 동안 중추신경계의 해부 등에 관해 연구한 후, 파리의 살페트리에르 병원에서 샤르코의 지도 아래 히스테리 환자를 관찰하였다. 이후 브로이어와의 만남은 프로이트의 인생에 전환점을 가져왔다. 브로이어는 프로이트에 앞서 히스테리 환자에게 최면술을 걸어 심적 외상을 상기시키면 히스테리가 치유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고, 프로이트는 브로이와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카타르시스 요법을 확립하였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프로이트는 이 치료법의 결함을 깨닫고 최면술 대신 자유 연상법을 이용한 치료법을 발전시키고, 여기에 <정신분석>이라는 명칭을 부여했다. 

 프로이트는 꿈, 농담, 실수 행위 등에 관한 연구를 통하여 <무의식>의 존재를 일반에게 각인시키고, 인간의 성적 본능의 발전 과정을 추적하면서 유아 성욕과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주장하여 사회에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계속해서 정신분석학을 이론적으로 구성하고 정신 의학의 영역을 넘어서서 정신분석의 방법을 종교, 사회, 문명, 예술 등의 영역에 응용하는 데 힘썼다. 1938년 오스트리아를 침공한 히틀러를 피해 런던으로 이주한 프로이트는 1939년 그곳에서 사망하였다. 성 충동과 공격 본능 그리고 이에 대한 방어 기제가 서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는 무의식이 존재한다는 가설을 그 핵심으로 하고 있는 프로이트의 이론은 인간의 심리 발달 과정과 비정상적인 정신 상태의 이해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왔고 심리학, 철학, 사회학, 문예학, 교육학, 신학 등 많은 학문 영역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여는 인식의 도구로 환영받았다. 

 <프로이트의 세기>라고 불릴 만큼 20세기의 역사와 삶에 무의식의 발견이 끼친 영향은 대단했다. 그것은 단순히 사물에 대한 인식만을 변화시킨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갈등하면서 자연과 문명에 적응해 나가려고 애쓰는 인간 정신의 심연을 드러내어 인간의 자기 이해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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