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시방에서 몇 년째 자기소개서만 쓰는 나
우리 사이에 터무니없는 거래가 시작되었다
<테이크아웃>의 세 번째 이야기는 김학찬과 권신홍의 이야기 『우리집 강아지』이다. 동생 괴롭히는 맛에 사는 형, 그리고 형과 절대 엮이고 싶지 소심한 동생인 <나>. 집 나간 지 꽤 되어 영 안 볼 줄 알았던 형이 어느 날 내 침대에 누워서 나를 부른다. 「야, 형 안 반가워?」 이 형제의 억울한 관계는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일까. 나는 형이 한 수상한 제안을 또 이렇게 무력하게 받아들어야 하는 것일까. <나는 형에게 복수를 할 것이다! 꼭!>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야기가 이어질수록 가슴 한구석에 뭉근한 힘이 느껴지는데, 설마 이런 막가파식 우리집에 끈끈한 형제애가? 김학찬의 세태를 비꼬는 시니컬한 유머가 권신홍의 직접적이고 유기적인 그림들을 만나 폭발했다.
글 김학찬
장편 소설 『풀빵이 어때서?』로 제6회 창비장편소설상을 받았다. 장편 소설 『굿 이브닝, 펭귄』, 『상큼하진 않지만』이 있고 그 외 『중독의 농도』, 『내일의 무게』 등의 작품집에 참여했다. 최명희청년문학상, 전태일문학상을 받았다.
그림 권신홍
작가로서 그림을 그리며 다양한 전시를 기획하고, 참여하고 있다. 개인전 「보이지 않는 빛: 빛이 머무는 시간과 공간」, 「IN THE WHITE」를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