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 “딜을 하죠.” 그는 언제 어디서든 거래는 꼭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럼 내가 그쪽한테 그것에 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말인데. 어떤 대가를 원하는 거죠? 이에 상응하는 대가를 해 줘야 할 텐데 말이죠.” “대가를 지불하는 방식은 간단합니다. 그쪽이 나와 결혼해 주는 것.” “이건 그쪽이 생각하는 게임 같은 것이 아니에요, 차동현 씨!” “난 결혼을 게임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저 결혼이라는 껍데기만 쓴 기업과 기업의 공동 프로젝트인 셈이지.” 화려한 재벌가 사이의 우아한 협약! 복잡해져서는 안 될 두 남녀가 서로에게 천천히 젖어간다. 2권 “누구에게나 숨기고 싶은 비밀은 있는 법이니까.” 그 말은 곧 누구에게나 아픔은 있으니까 괜찮아, 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서로가 같은 세계에 있기에 이해할 수 있는, 숨기고 감춰둔 속내의 상처들을 서로만은 알 수 있다고. 그러나 그렇기에 이 화려하고 우아한 세계가 가진 잔혹한 이면도 알고 있었다. “우리가 사랑한다고 해도 우리가 한 결혼은 어디까지나 정략에 불과해요. 결국 사랑이라고 해도 우린 절대 단순한 관계가 될 수 없어요.” “아니, 이젠 아니야. 내가 아니야!” “당신이 아니라고 해도 우린 결국 그렇게 될 거예요.” 진심만으로는 이뤄질 수 없는 현실을 알고 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