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남편 김도하는 지우를 사랑하지 않았다. 필요에 의해 지우를 자신의 아내로 맞이한 것일 뿐. 지우와 도하는 아무도 모르는 둘만의 은밀한 계약을 통해 부부로 맺어졌다. 지우가 처음으로 그를 향해 화사한 미소를 지었다. 따스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지우가 붉은 입술을 달싹였다. "도하 씨, 우리 이혼해요." * “미친 거지. 내가 강지우에게 미쳐버린 거라고.” 폭렬하듯 광폭해진 눈빛으로 지우를 내려다보며 그가 말했다. 가녀린 지우의 손목은 그의 손에 결박당한 채 머리 위로 들어 올려져 있었다. “이러지 말아요. 도하 씨.” 눈물이 맺힌 눈망울로 그를 응시하며 지우가 애원했다. 먹히고 씹혀 부어오른 붉은 입술에서 흘러나온 말은 거의 흐느낌에 가까웠다. 도하는 지우의 눈물을 혀로 핥아 올리고, 떨림을 담고 감긴 눈 위에 입맞춤을 했다. 그가 달래듯 지우의 젖은 볼 위에 입술을 눌렀다. 유연히 미끄러져 내린 그의 입술이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 “지우야, 나는 지금 네가 내게서 절대 달아날 수 없단 말을 하는 거야.” “하지만…….” “쉿. 다시 한번 이별을 입에 담으면 나 돌아버릴지도 몰라. 그럼 나도 내가 무슨 짓을 할지 장담 못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