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세아는 자신이 개 목줄에 결박당하기까지 20초도 걸리지 않았다는 사실에 충격받을 새도 없이 깨달았다. “미쳤어, 이 개새끼야? 이거 뭐야, 안 풀어?!” “여전히 이름 알려 줄 생각은 없고?” 불도저같이 화를 내뿜기만 하는 저에 비해 그는 약 오를 정도로 침착했다. 모든 상황이 예상 범주 안에 있는 듯이 능란하고 군더더기 없으며 정확하다. 체격이 아닌 통제력의 차이였다. 이것이 뜻하는 바는 하나였다. “날 계속 개새끼라고 부를 순 없어. 친해지려면 이름을 알아야지.” “내가 너랑 왜 친해져? 이거 안 풀어?” “풀 거면 묶지도 않았어, 뽀삐야.” “미친 새끼가 뭐라는 거야, 나한테서 떨어져!” 그가 저를 통제로써 길들일 거라는 것. “진짜 안 되겠네.” 혹은 이미 길들이기 시작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