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이상〉 “세상에나. 이런 사고에서 상처 하나 없이 살아났다고 하네요.” “내가 누군지 알겠니?” [엄마?] “엄마 아니야. 이모야.” 꼬마는 이모가 내민 손을 잡았다. 이제 막 6살인 서린의 인생이 비틀어지는 순간이었다. 교통사고에서 홀로 살아나 부잣집에 입양된 여자, 김서린. 혼혈이라는 이유로, 고아라는 이유로 집에서도 밖에서도 환영받지 못한 서린은, 부잣집 아들의 액막이로 입양되어 운명의 장난에 휘말린다. “이 아인가?” “네. 아주 좋은 사주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 틀림없겠지?” “물론입니다. 도련님의 모든 액을 받아낼 것입니다.” 아끼던 두 동생의 죽음 후 부모님을 경멸하게 된 남자, 장서혁. 그가 사는 집에 들어온 혼혈 여자아이. 서혁은 새집에 적응하지 못하는 서린에게 신경이 쓰인다. 서린에게 쌀쌀맞게 대하다가도,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저 새끼들이 그랬어?” “왜, 내가 이상해?” 서린을 향한 마음은 자꾸만 커지고, 서혁은 집안의 비밀을 알려주겠다며 그녀에게 다가간다. “너는 왜 네가 이 집에 갑자기 입양되었는 줄 알아? 뜬금없이 할머니가 왜 너를 입양했는지 아냐고?” “아뇨. 다른 건 알지 못해요.” “그럼 알려줄게. 이리 와서 내 앞에서 옷 벗어.” 남몰래 서혁을 좋아하면서도 그의 장난감이 된 것 같아 비참해진 서린은, 서혁을 밀어내지도, 그에게 더 다가갈 용기도 내지 못한다. “나는 네가 우는 게 더 좋은데? 웃는 것도 좋지만 내 앞에서 우는 게 더 좋아.” “벌 받을 시간이야. 나한테 말도 없이 사라졌으니까 말이야.” 나는 대체 그에게 어떤 존재일까? 장난감이어도 좋으니 그의 곁에 있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