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효도를 바란 게 아닌데 4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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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금 역하렘 소설에 빙의했다. 그것도 누구든 옷깃만 스치면 침대로 끌어들이는 악녀 이자벨라의 몸에 말이다. 이렇게 방탕하게 살다가는 죽는다! 어떻게든 결말을 바꾸기 위해 남자를 돌 보듯 하지만 자꾸만 원치 않는 일에 휘말리게 되고, 마지막 수단으로 악녀 이자벨라라면 절대 하지 않을 짓을 했다. 예를 들어, 노예 시장에서 남자아이를 구하는 일 같은 거 말이다. “나 사실 유부녀예요. 얘 내 애거든요.” 그런데 하필 그 남자아이가 몇 년 후 장성해 나를 죽일 여주의 충견이었다. *** “이자벨이 구한 목숨, 책임져요.” 내가 자신을 구해줬다는 이유 하나로 이 아이는 겁 없이 제 모든 걸 내주려 했다. 나는 난감한 마음을 누르듯 그의 머리칼을 찬찬히 쓰다듬었다. “더 커서. 내게 뭔가를 보답하고 싶으면 그때 가서 효도해.” “약속한 겁니다.” “응?” “그때 가면 내 선택을 온전히 받아줘요. 모른 척 말고.” 마음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 한 말이었는데 그의 눈빛이 심상치 않았다. 그리고 다가온 성년식. 몰라보게 장성한 노아의 눈빛이 낯설었다. “제가 이자벨에게 줄 수 있는 건, 고작 내가 전부예요.” 낮은 자세로 내 발등에 입을 맞추는 모습에 말을 쉬이 잇지 못하자, 노아가 뜨거운 눈으로 나를 올려다봤다. “실망한 거 아니죠?” 효도의 의미를 착각해도 단단히 착각한 모양이었다. 아니, 난 이런 효도를 바라고 한 소리가 아니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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