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세대를 위한 우리 시대의 ‘동문선’
우리 고전의 부흥을 이끌고 있는 안대회, 이종묵, 정민 등의 중견 학자를 비롯해 이현일, 이홍식, 장유승 등의 신진 학자들이 참여한 선집이다. 선인들의 깊이 있는 사유와 통찰, 지혜가 스민 우리나라의 고전 한문 명문 중 현대인에게도 생각거리를 제공하고 감동을 주는 글들을 가려 뽑아 현대어로 옮기고 풀이했다. 한 권당 일곱 편씩 번역문과 해설, 원문을 함께 실어 구성했으며 매달 세 권씩 전자책으로 출간된다.
51권에서는 돌아간 사람의 무덤 안에 그 사람의 신원과 삶에 대해 기록해서 넣은 글, 곧 묘지명 가운데 명편을 골라 엮었다. 강화학파 학자인 이면백의 「비지는 어떻게 지어야 하는가」는 당시 비지문(碑誌文)의 허위를 비판하면서 망자의 사람됨을 진실하게 드러내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함께 기록한 최 노인의 생애에서 평범하면서도 비범했던 고인의 모습이 생생히 떠오른다. 박지원의 「큰누님을 보내고」와 「홍덕보 묘지명」은 내용과 형식 모두 파격적인 글들로 우리 산문사에 뚜렷한 자취를 남긴 문호의 솜씨를 여실히 보여 주며, 곽씨 부인의 「남편 김철근 묘지명」은 조선 시대로는 이례적이게도 부인이 부부 사이의 애틋한 정을 기록한 글이다.
안대회
현재 성균관대 한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정밀한 해석과 깊이 있는 사유를 바탕으로 옛글을 분석함으로써 선인들의 삶을 풀어내는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이현일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한문학과에서 조선 후기의 대표적 시인인 신위(申緯)를 연구하여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한문교육과 조교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