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설마, 경험 없어?” “분명하게 말해. 처음이야?” “처음……이에요.” 어쩐지 흥분으로 가득 찼던 도완의 동공이 차갑게 식었다. “해주세요. 섹스하면 이혼해주겠다고 약속했잖아요.” 조금 전, 그녀는 이혼의 조건으로 그와의 섹스를 제안했다. 말이 안 됐지만, 그들에게는 가능한 것이었다. 원래부터 말도 안 되는 관계였으므로. “……결렬.” 파국을 알리는 그의 차가운 목소리. 나체인 그녀를 서늘하게 내려다보는 도완의 입가에 알 수 없는 미소가 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