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살, 고작 8개월 다닌 첫 직장을 그만두고 100일이 지난 어느 날.두 번은 마주치지 않았어야 할 남자가 찾아왔다.
개안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잘생긴 외모는 둘째고,
듣자마자 가슴이 찌르르 울리는 목소리도 나중이고,
이 남자가 왜 자신의 눈앞에 있는 건지 곰곰이 생각할 즈음.
“작품 하나만 씁시다.”
대뜸 기가 막힌 말이 날아들었다.
“저요?”
“네, 당신이요.”
뭔가를 알고 있는 듯한 뉘앙스가 황당했다.
“제가 누군지는 알고요?”
“작가님이죠.”
자신의 정체를 알고 나타난 낯익은 남자가 태연히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