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많이 좋아해요.” “고맙다.” “이 고백이 마지막이에요.” “왜?” “나도 연애하고, 다른 사람도 만나야죠. 오빠를 해방시켜 줄게요.” 오빠의 친구이자 연예인인 유호를 십 년간 짝사랑 해 오던 이루다. 그랬던 그녀가 갑자기 유호에게 이별선언을 한다. 갑작스레 냉담해진 루다의 모습에 유호는 점점 힘들어 지고, 루다가 자신에게 소중한 존재라는 걸 알게 된다. 뒤늦게 루다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게 된 유호 그리고 그에 대한 마음을 접은 루다 과연 유호와 루다의 관계는 이렇게 끝이 나는 것일까? [본문 내용 중에서] “이루다, 네가 이렇게 만들었잖아.” “…….” “순진하고 착하게 얼굴만 보고 가려고 했는데, 누가 목을 감싸고 유혹하래? 이거 어떻게 책임질 거야?” 유호가 한쪽 눈썹을 구긴 채, 정말로 참기 힘들다는 얼굴로 물었다. 루다가 잠시 눈을 깜빡이더니 진지하게 말했다. “떨어질까요? 그럼?” 루다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유호가 손에 힘을 준 채 그녀를 끌어당겼다. “누구 마음대로.” “내가 떨어져야 순진하고 착하게 얼굴만 보고 가려고 했던 오빠로 되돌아갈 수 있잖아요?” “미안한데 이 병은 직진만 있고, 후진이 없어.” 픽 웃으며 대답한 유호가 다시금 루다의 입술을 찾았다. 끝을 향해 달려갈 것처럼 키스를 퍼붓는 유호의 기세에 머뭇거리던 루다가 포기한 듯 그의 목을 감쌌다. 그의 손이 티셔츠를 파고들었다. 동시에 서늘한 한기가 들자 루다의 몸이 멈칫 얼어붙었다. 그런 루다의 몸을 녹이기라도 하듯 유호의 손이 그녀의 등을 문질렀다. 천천히 느릿하게 척추를 따라 흘러내리던 손길이 방향을 틀어 앞으로 향했다. “으음.” 루다가 나지막한 신음을 흘렸다. 브래지어 선을 따라 느릿하게 움직이던 손이 어느 순간 가슴을 움켜쥐었다. “흐음.” 키스를 나누고 있는 루다의 입에서 야릇한 신음이 새어 나왔다. 그 신음을 고스란히 목 안으로 넘기는 유호의 표정이 뜨거워졌다. 맨살의 감촉이 좋고 귓가에 감기는 신음이 달다. 지금 당장 루다의 몸 안으로 확 파고들고 싶을 만큼. “미안한데, 오늘 정말 후진 못 할 것 같은데?” 유호가 탁한 숨소리를 흘리며 루다의 귓가에 속삭였다. 그 말과 동시에 유호의 것이 움찔하며 힘이 실리는 것이 느껴졌다. 루다가 갈등하는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우리 집 가자.” 유호가 말하며 루다를 안아 들 것처럼 받쳤다. “아뇨.” 루다가 다급하게 그를 만류했다. 유호의 표정이 단번에 흐려지며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자신을 갈망하고 간절히 원하는 남자의 얼굴이 애처로우면서 야했다. 루다가 손끝으로 유호의 얼굴을 쓸어내렸다. 누군가가 섬세하게 세공한 듯한 이 얼굴이 절정에 달하면 얼마나 극도로 야해지는지 경험상 잘 알고 있었다. “오빠.” 루다가 유호의 귓가에 나지막히 속삭였다. 그의 어깨가 흥분에 굳는 게 느껴졌다. 지금 1분, 1초를 참아 내는 것이 고욕이라는 듯 그는 손으로 끊임없이 루다의 등을 어루만지고, 입술로 루다의 목덜미를 지분거렸다. “내 방에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