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문에 손을 짚고 서서히 내려앉는 신후의 얼굴을 보며 연우는 바짝 굳었다. 너무도 갑작스러운 상황에 손으로 그를 밀치지도, 떨어지라고 말을 건네지도 못했다. 키스하려는 걸까 착각하게 했던 그의 입술이 방향을 틀어 귓가로 떨어졌다. “어디 가서 그런 소리 쉽게 하지 마.” 차가운 목소리로 건네는 그의 확실한 경고였다. 말문이 막혔는지 그녀가 어떤 말도 건네지 못하는 사이에 그가 서서히 고개를 들어 눈을 맞추었다. 무심한 듯 보였던 눈빛이 그새 짙게 물들어 있었다. 마주 보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세차게 떨릴 만큼. 길고 단단한 신후의 손가락이 연우의 볼과 귀를 아슬아슬하게 쓸어내렸다. “그러다…… 잡아 먹혀.” 흔들리는 그녀의 눈빛과 짙은 어둠에 물든 그의 눈빛이 허공에서 서로 진하게 얽혀들었다. 긴장으로 달아올랐던 연우의 눈빛이 서서히 제자리를 찾아갔다. 위협적으로 다가오며 차갑게 경고하던 신후의 모습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 것 같았다. 연우는 왼뺨에 닿아있는 그의 손에 얼굴을 기댔다. 그처럼 그녀의 여린 손길도 그의 뺨에 닿았다. 부드럽게 쓸어내리는 그녀의 행동에 그의 눈빛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괜찮을 것 같은데. 아니, 오히려 더 좋을지도 모르겠다.” 찌푸려지는 그의 미간을 바라보며 연우의 얼굴에 희미하게 미소가 피어올랐다. “네가 그 상대라면 난, 잡아먹혀도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