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킨 재우의 뒷말을 바로 알아들은 도현이 매끈하던 미간을 보기 사납게 구기고 물었다.
“참나. 혹시, 원합니까?”
“…예에?”
“나랑 섹스하고 싶은 건지 묻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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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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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현 씨가 만든 제 세상, 뭐로 채워줄 수 있어요?”
“당신이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채우겠습니다.”
“제가 뭘 좋아할 줄 알구요?”
“압니다.”
도현을 지배하던 시름과 혐오, 자괴감이 싹 사라졌다. 어떻게, 왜 사라졌는지는 모를 일이다. 하지만 변한 재우의 솔직한 감정이 도현을 구했다는 것만큼은 아주 확실하다.
“뭔데요, 제가 좋아하는 게?”
“나요. 나라면서, 아까.”
저자 - 완숙바나나
글 쓰는 사람이에요.
출간 : 비누 줍지 마세요(소설), 젓가락 키스, 지천, 나 냄새나?(웹툰), 지구 정복 달팽이(웹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