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을 한 채 북부로 향하던 마차에서 낙오되어 버림받았다.
신성 솔레디온 제국의 영웅인 그는 그녀를 구하고 또, 가두었다.
“저는 그레제 백작가의 하……, 아니, 종자입니다.”
“너, 나한테 숨기는 거 없어?”
여자란 걸 눈치챈 것일까? 아니면 떠보는 걸까?
“……저, 저는 남자예요.”
“그래. 뒷구멍에 박는 취미는 없어. 안심해.”
“저는, 남…….”
“쉬.”
그가 발기한 귀두를 레인디아의 손바닥 안으로 밀어 넣었다.
뭉툭한 귀두가 쉴 새 없이 아랫배를 찔러대 레인디아는 죽을 맛이었다.
이윽고 손바닥 가득 뜨끈한 물이 차올랐다.
“우리 이거 자주 하자, 앞으로.”
에이든이 눈을 휘어 웃었다.
그 순간, 무언가 뚜둑 하고 끊어지는 환청이 레인디아의 머릿속에서 메아리쳤다.
“돌아가야 해……, 아가씨께 돌아가야 해…….”
레인디아는 무언가에 홀린 듯이 바깥으로 뛰쳐나갔다.
그녀의 두 다리를 움직이게 한 것은 극한의 공포에서 발휘된 생존 본능이었다.
타앙-!
한 발의 총소리가 서늘한 눈밭을 관통했다.
“꺄악……!”
레인디아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싼 채 몸을 웅크렸다.
저벅저벅.
레인디아의 예상대로 묵직한 발걸음 소리가 가까워졌다.
그녀가 가냘픈 몸으로 온 힘을 다해 파헤친 길을 따라 여유롭게 다가온 남자는,
“왜 도망친 거야? 자, 얼른 돌아가자. 응?”
몸을 낮추더니 소름 끼칠 만큼 다정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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