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쎄.”
“저 그럼…… 한 번만 봐도 돼요?”
차혁의 얼굴이 조금 난감해졌다.
“아, 안 돼요?”
지희는 한발 물러서기로 했다.
하지만 차혁은 정말 예상하지 못한 것을 되물었다.
“내 것만?”
“……네?”
“나도 뭘 보긴 봐야 하지 않을까, 지희야.”
뭘 봐……?
그녀의 손등을 야릇하게 간지럽히는 손길이 어딘가 야했다.
“지금은 작아져 있을 텐데. 네가 보고 실망하면 어떡해.”
한없이 부드러운 목소리였다.
* * *
“그럼 여자 친구랑은 왜 헤어졌어요?”
“성격 차이.”
보통 성격 차이는 성 격 차이라고 하지 않나.
고자란 말이 진짜였나.
“정말 안 섰어요?”
와인을 마시던 차혁이 느릿하게 멈췄다.
“그날 네 눈으로 봤잖아.”
그가 나긋하게 속삭였다.
“취해서 기억이 잘 안 나요.”
“그럼 다시 보여 줘야 하나.”
그가 음습하게 속삭였다.
순간 가슴이 빠르게 뛰었다.
“그런데, 꺼내면 다시 얌전히 집어넣을 자신이 없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