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게 된 건 우연한 일이었습니다. 다른 작가 분들은 어렸을 때 백일장에서 상도 타고 문예부 활동도 하셨다는데 제 학창시절을 통틀어 볼 때, 저는 제가 글을 쓸 것이라고는 절대 생각해 본 적이 없거든요. 대신 읽는 건 좋아해서 초등학교 - 저에게는 초등학교죠 - 입학 전에 이미 50권 전집은 다 일독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 독서 습관은 현재까지 이어져서 일이 없을 때의 저는 대체로 무언가를 읽고 있습니다. 우연히 PC 통신의 동호회에서 수필을 쓰기 시작했고, 그건 꽤 오래 갔죠. 상황을 글로 옮기는 부분에 있어서는 이때의 글쓰기가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출판되거나 한 건 아니지만 제가 처음 쓴 논픽션은 동화였습니다. 사실 이 동화는 지금도 상당히 아끼고 있죠. 무협과 판타지, 로맨스 등의 장르 문학은 늘 제 휴식 시간을 차지하는 부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별다르게 장르를 가리지도 않았고, 재미있는 글이라면 전혀 거부감 없이 읽는 건 예나 지금이나 여전하니까요. 로맨스 소설을 쓰기 시작한 건 제가 좋아하는 장르이기도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 는 저도 꽤 많은 직,간접 경험이 있이 일조를 했습니다. 읽은 책도 많았지만, 주변 연애 상담을 도맡아 해주다 보니 참 여러 경우를 보게 된 것들이 다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 있더군요. 물론 제 글에 그대로 쓰지는 않았지만 주인공들의 심리나 사건에는 모두 조금씩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글에서 쓰고자 하는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따스함과 성장하는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혈연과 인연으로 이어진 사람들의 관계에 때로 상처 입고 실망하더라도 그걸 치유하는 것 역시 또한 사람들이니까요. *출간작: 『여신의 아이』, 『그녀의 소원』, 『얼음마녀 되돌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