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의지할 사람이 없던 내게 친구아빠는 한 줄기 빛이나 마찬가지였다.
내가 성인이 되자마자 나를 탐하고 버린 그에게 받은 대로 돌려줘야만 했다.
그의 아들인 용무가 내 표적이자 은인이 되었다.
“아, 아저씨.”
그대로 그들을 보고 있을 수는 없어서 뒤로 다가갔다.
내 목소리를 들은 그가 멈춰 서더니 슬쩍 고개를 돌렸다. 아주 짧은 순간이지만 그가 내게 조금도 미안해하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누구야? 설마 그렇고 그런 사이야?”
남자가 나와 그를 번갈아 보다가 입을 삐죽 내밀었다.
“아니, 나를 좀 귀찮게 하는 애야. 내 아들이랑 친구인데 불쌍해서 좀 챙겨줬더니 저렇게 졸졸 따라다니네.”
그가 한쪽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