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초순. 광양 백운산 1040고지에 위치한 ‘상백 운암’에서의 암자 생활은 은퇴출가자가 되겠다는 결심으 로 이어졌으나, 독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좌절되었을 때 에 “나는 누구인가?”라는 화두를 새삼 붙잡게 된 것도 그 즈음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지난 5년의 시간은 주역의 우주관과 그 변화의 이치를 깨닫게 해주었으며, 공자께서 왜? 수명이 짧아서 주역을 더 깊이 연구할 수 없었음을 한탄했다는 것인지를 공감 하게 되었으니, 참으로 기쁘고 감사한 순간들이었다. 아직 배워야 할 것도 많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세상에 내어 놓는 것이 조심스럽고 두렵기도 하지만, 시 간이 나를 붙어 주지 않듯이 공부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 해 마냥 허송할 수만 없었다는 이유를 대어 본다. 강호의 훌륭한 학인들께서는 많이 꾸짖고 책하여 주시기 바라면 서 겸손한 마음으로 더 깊은 연구에 매진할 것을 약속드 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