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 칼리반: 한뼘 BL 컬렉션 365

· 한뼘 BL 컬렉션 Book 365 · 젤리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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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현대물 #조난 #무인도 #감금 #외국인 #하드코어 #피폐물

#강공 #냉혈공 #능욕공 #강수 #냉혈수 #지랄수 #떡대수

공군 조종사인 주인공은 가장 싫어하는 동료 제이크와 비행에 나선다. 평범하게 시작된 비행이 갑자기 기체가 이상을 일으키면서 파멸적인 추락으로 이어진다. 그렇게 바다 위에 추락한 주인공은 정신을 잃고, 그가 다시 정신을 차린 곳은 어느 무인도. 최악의 상황에 정신이 빠진 주인공 앞에 그 섬의 원주민처럼 보이는 사내가 나타난다. 주인공은 그를 통해서 정보를 알아내려고 노력하지만, 그는 아예 인간의 언어라는 것 자체를 모르는 듯 하고, 본능에 따라서 사는 짐승 같은 모습만을 보여준다. 주인공은 그에게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나오는 야만인 '칼리반' 는 이름을 붙이고 관찰하기 시작한다.

무인도에 갇힌 사내와 짐승에 가까운 본능만으로 행동하는 남자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갓 따온 꽃잎을 씹으면 풍기는 생명 본연의 향과 맛이 느껴지는 단편.

* 이 도서에는 본편인 '나의 눈의 왕' 이라는 독립적인 단편이 부록으로 수록되어 있습니다.

시간과 비용은 줄이고, 재미는 높여서 스낵처럼 즐기는 BL - 한뼘 BL 컬렉션.

  

<목차>

표지

목차

1) 조난

2) 짐승과의 조우

3. 열락의 밤, 그리고

나의 눈의 왕 (덤으로 드리는 이야기)

시리즈 및 저자 소개

copyrights

(참고) 분량: 약 3.5만자 (종이책 추정 분량: 69쪽)

 

<미리 보기>

원래 조종석으로 가는 길은 으레 터질 듯한 긴장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허나 그날은 무언가가 달랐다. 내 기존 파트너가 갑자기 부친상을 당하는 바람에 제이크가 대신 배정을 받아 왔다. 제이크, 그 개자식과 함께 비행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설사병이 났다는 핑계라도 대서 빠져나왔어야 했다. 재수 없는 놈은 언제나 재수 없는 일을 몰고 오기 마련이니. 허나 나는 이미 운 나쁘게 싸움에 휘말린 바람에 벌점을 잔뜩 먹은 상태였다. 진급하려면 나쁜 이미지를 털어버리고 상관의 명령에도 군말 없이 따라야 했다. 무엇보다 군인의 생명은 무조건적인 상부복종이니. 그런데 변경된 파트너가 거지같고 증오스럽다고, 내일 내가 죽는다면 오늘 죽일 놈이란 이유로 난동부리는 날엔 그대로 불명예제대 수순을 밟을 게 뻔했다.

그래서 나는 군말 없이 제이크와 단둘이 비행에 나섰다. 우리가 탈 경비행기는 수십 번의 수리를 거친 오래된 모델이었다. 그것이 고풍스럽다는 미친 이유로 좋아하는 선배들도 몇몇 있었다. 허나 내가 오른 기계는 퀴퀴한 시트 냄새와 더불어 미묘하게 느리게 반응하는 엔진이 처음부터 아주 불안했다. 그때 그만뒀어야 했는데. 허나 말을 번복하느니 그냥 죽는 편이 낫다고 여길 정도로 나는 훌륭하게 세뇌된 군인이었다. 명령에 따르는 생활만 몇 년을 반복하다 보면 그렇게 변해가기 마련이다. 아무튼 그래서 그 빌어먹을 기계를 타고 나와 제이크는 비행을 시작했다.

제이크와 나는 동기였지만 입대 첫날부터 으르렁거린 사이였다. 당시 유행한 다양한 모욕 - 당시에는 상대의 어머니 욕이 가장 핫했다. - 을 주고받고 주먹다짐도 숱하게 주고받아 나란히 경고를 먹은 적도 있었다. 그놈 때문에 알파벳 J만 봐도 부아가 치밀 정도로 나는 제이크를 싫어했다. 그것은 그 자식도 마찬가지였으리라.

내가 조종석에 오르고 제이크는 조수석에 탔다. 우리는 서로 같은 공간에 있는 것 자체가 끔찍했기에 서로에게 눈길도 주지 않은 채 안전벨트를 맸다. 차라리 추락했으면 하는 심정으로 나는 엔진에 시동을 걸었다. 개인적인 인생도 부대 안에서도 인간관계도 최근 제대로 풀리는 것이 없어 나는 약간의 우울증과 분노조절장애를 겪고 있었다. 그래서 활주로를 뜨는 순간 어딘가 매끄럽지 못한 느낌이 들었지만 그때는 기분이 더러운 탓일 줄만 알았다.

처음에는 아무 문제도 없었다. 무전기도 멀쩡했고 수없이 해온 시뮬레이션과 그리 다르지 않은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끝도 모르고 뻗은 아득한 바다 위를 비행기는 우아하게 날아갔다. 티 하나 없이 푸른 빛깔, 평화로운 광경이었다. 옆 좌석의 제이크를 발로 차 빠뜨리면 더욱 완벽했을 것이다.

바다는 우주처럼 광활하게 이어졌다. 경이가 지루함으로 슬슬 상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긴장을 너무 푼 나머지 약간 노곤해질 때 일이 터졌다. 조종석에 앉은 주제에, 대담하게도 귀환하면 육즙 흐르는 햄버거를 먹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즈음이었다.

별안간 비행기가 주저앉는 느낌으로 살짝 밑으로 가라앉았다. 큰 움직임은 아니었지만 불현 듯 정신이 번쩍 들면서 모골이 송연해졌다. 제이크 자식은 아직 낌새를 못 읽었는지 따분한 표정으로 다리를 꼬고 있었다. 그때 또다시 불길한 균열이 둔부를 타고 전해져왔다. 잠이 씻긴 듯 달아났다. 죽어도 말을 걸기 싫었지만, 떨리는 목소리로 외칠 수밖에 없는 감각이었다.

"뭔가 잘못됐어. 이, 이상하다고, 뭔가가...... 모르겠어?"

"응, 그렇겠지. 그게 네가 하는 짓이니까."

심각하게 입을 연 내게 그놈이 받아친 말이었다. 당장 안전벨트를 풀고 목을 조르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악몽이 현실로 바뀌려는 찰나였기 때문이었다. 어느새 나는 이미 조종사가 아니었다. 비행기는 내 컨트롤을 떠나 취한 새처럼 멋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난기류를 만난 듯한 흔들림에 몸이 한쪽으로 홱 쏠려 나는 창문에 머리를 부딪쳤다.

"비상! 비상! 들리나?"

나는 고통도 느낄 새 없이 무전기에 대고 고함을 질러댔다. 하지만 목이 쉬도록 외쳐도 먹통이었다. 치직거리는 소음마저 곧 끊어졌다. 처음엔 내가 사이코 일인극이라 하는 듯 비웃던 제이크의 얼굴에서 그제야 핏기가 싹 사라졌다. 그가 미친 듯 낙하산을 찾는 동안 나는 좀처럼 말을 듣지 않는 조종간을 붙들고 씨름했다. 등줄기에 식은땀이 비 오듯 흐르고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

"제길! 제길! 재수 없는 놈! 너랑 오는 게 아니었어!"

딱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대신 해주며 제이크가 제 몸에 낙하산을 둘러대기 시작했다. 내 것을 챙겨줄 의지도 정신도 없어 보였다. 하지만 과연 그래서 목숨을 건질 수 있을지도 미지수였다. 만일 비행기가 창공에서 폭발하면 생존 가능성은 거의 기대할 수 없었다. 나는 입대 초기부터 순직한 선배들의 장례식에 몇 번이나 참석한 적이 있었다. 몇몇은 지우개로 지워낸 듯 세상에서 사라졌고, 그나마 운좋은 선배들은 토막이 난 채 국기에 덮여 돌아왔다. 왜 내가 그렇게 될지 모른다는 상상은 안 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움직여, 제기랄! 움직이라고!"

제이크가 주섬주섬 낙하산을 제 몸에 두르는 가운데 나는 엔진을 붙들고 포효했다. 허나 온 힘을 다해 만져도 기계는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반쯤 이미 정신을 놓은 상태로 나는 엔진을 후려쳤다. 주먹이 찌릿하고 아픈 것이 꿈이 아니었다.

"사, 살고 싶어...... 이렇게 죽기 싫어! 싫다고!"

마약중독자처럼 중얼대며 제이크가 탈출구를 찾아 두리번거렸다. 어지간히 죽기 싫은지 눈에 핏발이 선 채였다. 이젠 나도 낙하산을 입고 기도하는 도리밖에 없었다. 땀으로 손이 축축해진 채 나는 뒤늦게 안전벨트를 풀었다.

그 순간.

"으아아아아아아아!"

엄청난 속도로 비행기가 추락하기 시작했다. 그리 까마득하던 바다가 일시에 확 가까워졌다.

고오오오오오 ---- 몰아닥치는 바람 소리에 사고가 일시정지 되고 말았다. 떠오르는 것이라고는 이곳이 내 무덤이 되리라는 것뿐이었다.

이렇게 죽는 것인가. 가공할 만한 속도에 멀미를 느끼며 나는 어렴풋이 생각했다. 놀랍게도, 죽음을 눈앞에 두었는데 주마등같은 건 스쳐갈 줄 몰랐다. 그저 내가 느낀 마지막 감상은, 삶이란 그토록 아등바등하며 힘들게 살 정도로 가치가 있는 무언가가 아니었다는 일말의 분함이었다.

쿠구구구구구구구궁! 콰아아아아앙!

소음이 귀청을 후비며 터져 나왔다.

"으아아아아아악! 살려줘!"

제이크의 비명이 멀어졌다. 바깥바람이 내 몸을 와락 휘감았다.

'......제, 젠장. 이렇게 죽을 줄 알았다면, 좀 더 문란하게 막 살 것 그랬어. 날 비웃은 개자식들 다 패죽일 것을, 저축 따위도 하지 말 걸.'

먹통이 된 엔진처럼 의식이 느리고 둔해졌다. 나는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한뼘 BL 컬렉션 시리즈>

시간과 비용 부담을 확 줄여서, BL 초심자도 가볍게 읽는 컬렉션입니다.

내 취향이 무엇인지, 어떤 주인공에게 끌리는지, 다른 사람들은 뭘 읽고 좋아하는지 궁금하셨지만, 몇십만 자가 넘는 장편을 다 떼야 알 수 있다는 생각..... 이제는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가볍게 읽으면서 스낵처럼 즐기는 새로운 스타일의 BL들이 찾아 옵니다.

앞으로 나올 한뼘 BL 시리즈를 기대해 주세요.

(참고) 한뼘 BL 컬렉션 내 번호는, 편의상의 부여된 것으로, 읽는 순서와 관련이 없습니다. 컬렉션 내 모든 작품이 그 자체로 완결됩니다.

 

출간 (예정) 목록

_우주 조난_유유유

_상사가 나를 잡아먹지 못해 안달입니다_밍밍

_너를 훔치다_쥬씨

위의 도서 외 매달 10여종 이상을 발간하고 있습니다.

About the author

쥬씨(juicy)입니다. 달큰하고 즙 많은 이야기를 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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