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痕) : 이무기. 용. 도깨비. - 개정증보판

· 더 로맨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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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루스 베스트 로맨스 소설! “당신은 누구고 나한테 왜 이러는 거예요?” “나는 이경이다. 너를 오백 년 동안 기다린 이.” “네?”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넌 오백 년 전 내 아내였다. 오백 년 전…… 나는 너를 잃었고, 우린 오백 년 만에 다시 만난 것이다.” 태생부터 사(巳)의 기운을 타고 태어난 불운한 여자, 하여나. 만나는 남자마다 이상하게 뱀 꿈에 시달려, 결국 이별을 하게 되는 것은 물론, 그로 인해 주위 사람들에게 외면을 당해야만 했다. 그런 그녀 앞에 어느 날 나타난 이상한 남자, 이경. 잘생긴 외모에, 맑은 기운, 형언할 수 없는 분위기를 풍기는 그 남자는, 자신을 ‘용’이라 지칭하며, 오백 년 전 헤어진 아내를 찾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말한다. 바로 그녀, 하여나를! 달포만 있으면 천상으로 올라가는 천 년 묵은 이무기 이경. 세상 무엇에도 무심하고, 하고 싶은 것은 반드시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그에게, 소유하고 싶은 단 한 가지가 생겼다. 그것은 바로 맑은 기운을 지닌 아름다운 여인, 최소은. 하나, 자신으로 인해 결국 비참한 죽음을 맞이한 그녀를 찾아 오백 년을 헤매야만 했다. 그리고 오백 년 후, 다시 만나게 된 최소은, 아니 하여나. 이제 두 번 다시 그녀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서로의 영혼에 깊게 새겨진 흔(痕). ‘용’과 운명으로 엮어진 한 여인의 가슴 절절한 사랑 이야기가 시작된다! [본문 내용 중에서] “너의 정인은 누구이냐?” 이경의 질문이 당황스러웠는지 잠시 멈칫하던 소은이 다시 차분하게 대답했다. “소녀와 가약을 맺는 분이 정인이옵고, 서방님이옵고, 모실 지아비일 것이옵니다.” 여린 목소리에서 나온 단호한 말이었다. 여전히 소은은 이경이 처음 보았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여린 듯했지만 완고했고, 숨길 수 없는 기품과 맑은 기운을 가진 여인이었다. 스스로 옳다고 여기는 것은 절대 바꾸지 않을 정승 영의정의 여식이었다. 그 모습은 눈부시게 아름다웠지만 이경의 마음속에 무언가가 비틀리기 시작했다. 무엇 때문에 질문한지도 모르겠으나 그건 그가 바라던 대답이 아니었다. 이경은 소은의 얼굴을 다시 한 번 움켜쥐었다. 그 속에 부드러움과 강함이 함께 했다. “다시 묻겠다. 이곳에 너와 나 둘이면 어떠하겠느냐?” 순간 소은의 심장이 다시 덜컹 내려앉았다.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그 물음을 그의 입에서 듣고 있었다. 바란 적도 없었고 담지도 못했던 그 물음……. 한참을 대답할 수 없었던 소은은 그의 까만 눈동자를 바라보며 이내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찌 그런 것을 물으시는지요? 선비님께서는 소녀의 곁에 계실 분이 아니옵니다.” 아니, 그것도 그가 원하던 대답이 아니었다. 이경이 소은의 뒷목을 한 손으로 감싸며 말했다. “너와 내가 이곳에 산다면, 어떠하겠느냐 물었다.” 그가 이끄는 대로 소은과 그의 얼굴이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러면 그럴수록 소은은 온몸의 힘이 빠질 것만 같았다. 그를 처음 만났을 때 느꼈던 그 평온한 기운 때문이었다. 감히 거부할 수 없을 만큼 크던……. 그렇지만 이경에겐 천 년을 살아온 이유가 있음을 소은이 잊을 리가 없었다. “선비님께선 용이 되셔야 할 분이십니다.” 그러나 그것 또한 그가 바라는 대답이 아니었다. 이경의 가슴속에서 더욱 큰 무언가가 뒤틀려 올라왔다. 슬픔이기도 했고 분노이기도 했으며 그보다 더 알 수 없는 애틋함이기도 했다. “너와 내가 살게 된다면 넌 행복하겠느냐?” “선비님께선…….” 이번에도 원하는 대답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 소은의 목을 끌던 이경이 이내, 그녀의 입술을 집어삼켰다. 그리고 입 속을 헤집어 갔다. 그녀의 곳곳을 발가벗겨 놓을 것처럼 탐욕스러웠지만, 가슴이 아릴 만큼 섬세하고 부드러운 입맞춤이었다. 그 절절한 입맞춤이 그녀를 갈망한다 말하고 있었다. 곧이어 짐승처럼 탐하던 그의 입맞춤이 멈추고 그가 다시 물었다. “내가 원하는 답은 해 주지 않을 것이냐?” 소은의 눈에 그렁그렁 눈물이 가득 차올랐다. 그리고 원성이 이어졌다. “어찌하려 그러십니까? 소녀보고 어찌하라 이러십니까?” 소은의 원망 속에 애틋한 서글픔이 가득했다. 참고 견디고 있었다. 이경이 떠날 때까지 그의 말동무나 되어 주리라, 넘치는 마음을 억눌렀다. 그런데 재촉하는 이경은 기어코 소은이 움켜쥐었던 마음을 터트리고야 말았다. 눈물방울을 떨어트리던 소은이 입술을 꾹 깨물었다. 그러나 이경은 짙은 미소를 머금으며 말했다. “답하거라. 너와 내가 살게 된다면…….” “소녀는……, 소녀는, 행복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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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작 [아찔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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