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답해, 휘은……. 나를 봐. 지금 너를 안고 있는 사내가 누구지?” “하아…… 저, 저하…….” “내 이름을 불러……. 지금 당장.” 사내의 숨결이 다리 사이에 와 닿은 순간, 사휘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젖혔다. 질척거리는 소음은 야릇한 울림이 되어 허공을 맴돌았다. “말해봐라, 휘은……. 내 이름…… 말해봐.” 한참 만에 다시 한 번 사휘를 채근하는 천우의 음성은 잔뜩 쉬어 있었다. 사내 특유의 욕망만이 아닌, 절박함마저 서려 있는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그녀는 무심결에 입술을 달싹였다. “……천, 천우…….” 일순, 천우가 거칠게 숨을 들이켜며 질끈 눈을 감았다가 떴다. 그는 다급히 사휘의 몸 위에 올라탔고, 그녀의 가냘픈 허리를 바짝 끌어안았다. 그리고 다음 순간, 뜨겁게 달아오른 무언가가 그녀의 다리 사이를 비집고 파고들었다. 몸부림치는 사휘를 끌어안고 있던 것도 잠시, 천우는 견딜 수 없는 신음을 토해냈다. 그는 이제까지의 부드러움과 인내심을 놓아버린 채 거칠게 허리를 움직였다. “아, 아아…… 천우…….” “휘은…….” 언제부터인가 그녀의 가느다란 헐떡임 속에는 그의 이름이 섞여 있었다. 그때마다 천우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격렬해졌다. 사휘는 그의 몸에 바짝 매달렸고, 본능적으로 그의 허리에 두 다리를 감았다. 그야말로 세상 전부가 부서지는 듯한 감각, 머릿속이 새하얗게 비어버리는 듯한…… 극한의 순간들. 몇 번이고 쾌감에 젖은 신음을 토해내던 그들은 함께 뒤엉킨 채 무너져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