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광공의 친누나입니다 4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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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엔 금수저로 태어나 앞날이 환하게 펼쳐질 줄 알았다. 사실은 내가 환생한 곳이 친구가 쓴 미래 따위 없는 19금 피폐 BL 소설 속이란 것을 몰랐다면 말이다. 거기다 하필이면 난 병약수인 프레이를 구하다 끔살 엔딩을 맞이하는 집착광공 리산드로의 쌍둥이 누나가 아니었다면, 아무것도 모른 채 행복에 젖어있었을 텐데……. *** “누나.” 짐가방을 들고 있던 내가 움찔하며 뒤를 돌아봤다. 신비로울 정도로 아름다운 프레이가 빙그레 미소지으며 성큼 내 앞으로 다가왔다. 훤칠한 키와 다부진 몸에 내 몸은 금세 가려졌다. “어디 가나 봐요?” “응.” “어디요?” 묻지 마라. 라고 단호하게 얘기하고 싶었지만 난 그저 슬그머니 미소만 지었다. 그런 날 빤히 바라보던 프레이가 내 짐가방을 잡았다. 놀라서 짐가방을 놓지 않고 꽉 잡자 시원할 정도로 맑은 웃음소리가 들렸다. “들어드릴게요.” “아니, 괜찮아.” “왜요? 아, 도망가는데 내가 방해하는 건가?” 손가락 끝이 움찔했다. 줄곧 날 바라보던 프레이의 미소가 이상하게 위험했다. 금빛 눈동자엔 서늘한 이채가 반짝였다. “모를 줄 알았어요?” 그의 커다란 손이 짐가방을 꽉 잡은 내 손을 감쌌다. “나랑 그 개자식을 피해서 도망가는 걸 말이야.” 산뜻한 얼굴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험악한 말이 튀어나왔다. “곤란해, 유니. 내 앞에서 사라지면.” 얌전하고 병약한 그가 갑자기 집착남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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