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만 있으려고 하는 아이를 강제로 내쫓을 필요가 있다. 캠프를 가게 하고, 놀이터에서 친구와 놀게 하고, 산에 데려가기도 한다. 집을 떠나면 고생이고, 많이 걷고 뛰고 걸어야 하는 육체적 고통도 뒤따른다. 낯선 사람과의 충돌이나 마찰도 피할 수 없다. 낯선 세상 속에서 그 아이는 절대 특별하지 않다. 무슨 잘못을 해도 예쁘다고 감싸주는 할아버지 할머니도 없고, 싸움을 말려줄 아빠 엄마도 없다. 저마다 개성이 강한 아이들이 부딪혔을 때는 그 갈등이 더 심각하다. 하지만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주변에 없다는 것을 인식하면, 아이들은 머리를 맞대고 그 갈등을 풀려고 노력하게 된다. 싸움이 벌어졌을 때, 그 싸움의 해결을 아이들한테 맡기면, 아이들은 어른 못지않는 해결책을 찾는다. 서로 화해하고, 잘못을 저지른 친구에게는 그 잘못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한다. 아이들은 갈등 상황을 스스로 해결하면서 더욱 성숙해나간다. 그래서 일부러라도 아이들을 갈등 상황에 놓이게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우주도 그랬다. 전날 학교에서 친구와 싸운 탓에 학교가기가 딱 싫다. 엄마는 우주의 투정을 받아주지 않고 집밖으로 내쫓는다. 내쫓긴 우주는 자신이 당장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 학교에 가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학교에 가서도 갈등 상황은 계속된다. 친하게 지낸 친구와 마찰을 빚고 말다툼을 벌인다. 선생님은 그런 우주를 야단치지 않는다. 대신 과학관 견학을 가야 하는데 팀을 이끌라는 책임을 맡긴다. 책임을 맡은 우주는 그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지 막막하다. 같은 팀끼리 뭉쳐야 하는데 친구들은 제각각 제멋대로 흩어져 있다. 우주는 혼자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아침에 싸운 친구에게 먼저 손을 내민다. 그 친구도 기다린 것처럼 우주의 손을 잡고 협조를 해준다. 무사히 견학은 마쳤지만 함께 그림 그리기에서 우주 팀이 꼴등을 했다. 도리 없이 교실 청소 벌을 받는다. 그러나 아이들은 스스로의 잘못이나 실수를 인정하고 그 대가를 기꺼이 치르겠다고 나선다. 그런 과정을 통해 우주는 한 뼘 성장한다. 다음 날, 우주는 다른 날과 달리 일찍 학교로 향한다. 오늘은 팀끼리 머리를 맞대고 어제 과학관에서 보고 느낀 점을 그림으로 그려야 한다. 우주는 “우리 팀이 일등할 거야”라고 자신한다. 그 자신감은 등수에 대한 기대만은 아니다. 친구와 머리를 맞대고 스스로 일을 해결한 데 대한 뿌듯함이다. 그리고 어떤 어려움도 잘 이겨내고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