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주와 지욱은 가볍게 여겼다.
그는 생각했다. 잠깐 타오르는 감정일지도 모른다고.
이렇게 좋으니까 좋은 만큼 미치게 좋아하다 끝내면 될 줄 알았다.
후련할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게 어렵다는 것을 게임도, 공부도, 여자도 단칼에 잘라 내던 제가 그 여자애만은 절대로 잘라 낼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생각했다. 더 귀찮게 굴기 전에 잠깐 장단에 맞춰 주면 될 것이라고.
같이 있으면 재밌으니까, 자꾸 웃음이 나오니까 그렇게 지내다 헤어지면 그만일 줄 알았다.
달라지는 건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일이 생기면 더 차분해지는 제가 그 남자애에게만은 차분해질 수도, 이성적일 수도 없었다.
도대체 걔가 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