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을 본다

· 문학과 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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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음에 의해 비로소 이 책은 씌어진다.

읽은 자리에 백색의 글자가 드러날 것이다”


텅 빈 프레임 속에 펼쳐지는 무한히 아름다운 풍경들


신해욱 시인의 산문집 『창밖을 본다』가 [문지 에크리]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 신해욱은 자신만의 섬세하고 견고한 시 세계를 구축하는 동시에 『비성년열전』 『일인용 책』 등 일상 속 미세한 파문을 포착해내는 산문을 꾸준히 발표해왔다. 최근에는 아름다운 꿈의 이미지를 다룬 소설 『해몽전파사』로 신비로운 감각의 공유 가능성을 모색하기도 했다. 그러한 작가가 이번 산문집에서는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은 공책(空冊)을 읽어내는 방식으로 글쓰기를 시도한다.


언제부턴가 나는 이 공책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노트로서의 공책이 아닌. 책으로서의 빈 책인 듯이. 포화 상태의 백색소음을 해독하겠다는 듯이. [……] 읽은 후에야 읽힐 것이 따라온다.

(「空冊」, pp. 13~14)


『창밖을 본다』는 친구 재옥으로부터 한 권의 공책을 선물 받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잘 써라. 어떻게 썼는지 나중에 보고해”라는 주문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어떤 문장도 기입할 수 없는 나날의 풍경을 작가 특유의 세심한 관찰력과 시적 사유로 담아낸다. 결국 신해욱은 쓸 수 없음을 읽기라는 형식으로 돌파한다. 페이지의 공백을 마치 백색의 문장을 따라 읽듯이 응시함으로써 선후 관계를 초월한 글쓰기의 영역에 이르고자 한다.


나는 앞장서 글을 끌어가기보다는 글에 끌려가는 축에 속한다. 글 속의 공책에 끌려가면서야 흩어져 있던 문장들을 모을 수 있었고 글 속의 재옥을 흉내 내는 방식으로 공책을 만들 수 있었다. 따라 하기 위해. 뒤를 밟기 위해. 썼다.

(「작가의 말」, p. 188)


이러한 작법은 책 속에서 작가가 무시로 건너다보는 창문이 텅 비어 있는 동시에 매 순간 변화하는 이미지로 충만하다는 역설적 상황과도 맥락을 함께한다. 그러므로 이 책은 여간해서는 표현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하려는, “무한한 찰나” 속에서 언뜻 스치고 휘발되는 언어들을 붙잡아두려는 문학적 모험을 연상케 한다. 그 과정에서만 포착해낼 수 있는 생경한 아름다움이 “어딘가에서 창밖을 보고 있는 당신의 마음”과 연결되기를 염원하는 문장들로 가득하다.

O autorze

1974년 춘천에서 태어났다. 1998년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간결한 배치』, 『생물성』, 『syzygy』, 『무족영원』, 산문집 『비성년열전』, 『일인용 책』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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