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했던 사랑은 이미 끝났다. 서연은 그가 건넨 면사포를 쓰고 빚더미에서 벗어나고 싶었을 뿐. 돈을 받은 만큼 그의 계약아내 역할에만 충실하고 싶다. 그는 도대체 뭘 기대하는 걸까?
도현준, 당신 눈빛에 속절없이 가슴이 뛰던 정서연은 죽은 지 오래야. 헛된 희망 따위 품지 마.
“왜 당신하고 자느냐 물었지?”
서연은 핏줄 선 눈으로 현준을 노려보았다.
“몸으로 갚는 거야. 나한테 남은 게 몸뚱어리밖에 없어서. 도현준, 내 몸에 환장하잖아. 짓밟든, 박든, 마음껏 해.”
“정서연!”
“당신 아니었으면 어차피 술집 가서 몸 팔았을지도 모를 일이었으니까.”
“원한다면 기꺼이, 박아줄게. 놓아달라고 애원해도 소용없어.”
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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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작
미련
가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