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한국문학전집 071 최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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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마음 돌바닥 맑은 샘아 돌 우는 듯 멈추어라 진흙밭 구정물에 행여 몸을 다칠세라 차라리 막힐지언정 흐려 흘러 가리오 (책 속에서) 1908년 ≪소년≫지 창간호에 실린 海에게서 少年에게는 신체시(新體詩)의 효시가 된 작품이다. 스스로 “시인의 천품(天稟)을 갖지 못한 자”라고 고백하기도 했던 최남선은 글쓰기와 출판을 통해 몽매한 민족을 일깨우려 했다. 그러나 지극한 민족주의는 일제 말 내선일체를 뒷받침하는 논리로 변화한다. 일본 유학에서 서구 근대를 경험한 최남선은 귀국해서 남은 학비를 털어 1908년 ≪소년≫지를 창간했다. 창간호에는 “학생은 이 잡지로 인하여 아버지와 스승에게 듣지 못하던 신지식을 얻을 것이요, 교사는 이 잡지로 인하여 좋고 적당한 교수 재료를 얻으리라”고 썼다. 이처럼 최남선은 출판 운동을 통해 몽매 상태에 빠져 있는 조국을 계몽하고 중세적 가치에 함몰된 인민을 근대사상으로 교화하고자 했다. 잡지 발간은 물론이고 일반교양서 60여 종과 국내외 대중소설을 발간함으로써 독서 대중에게 ‘요긴한 지식’, ‘고상한 취미’, ‘강건한 교훈’을 주고자 한 것이다. 출판과 마찬가지로 최남선에게 글쓰기는 본질적으로 무지한 타자, 즉 민족을 향한 계몽적 실천 행위의 일환이었다. 그에게 문학은 개성을 사유하고 실현하는 장이라기보다 몽매한 인민을 일깨우고 개화하는 계몽의 공간이었다. 스스로 “시인의 천품(天稟)을 갖지 못한 자”라고 고백한 것은 자신의 글쓰기가 본질적으로 근대문학의 심미적 성격에 부합한 것이 아님을 인식한 데서 비롯한 것이었다. 그는 출판과 글쓰기를 통해 새롭게 도래하는 근대 물결을 전달하고자 했으며, 신시(新詩)를 비롯한 시가 역시 그 일환이었던 것이다. 새로운 시가 형태인 신체시를 처음 선보였으면서도 이를 정착·발전시키지 못하고 전통적인 시가 장르로 돌아갔던 최남선의 문학은 한국 근대문학 초기의 성격과 한계를 잘 보여 준다. 최근에도 논란이 되고 있는 최남선의 삶과 문학은 한국 정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지점일 것이다.

About the author

저자 - 최남선 1890년 4월 26일 서울 출생. 본관은 동주(東州 : 철원). 자(字)는 공육(公六), 호는 육당(六堂). 한국 개화기 인문학의 선구자요, 신문화운동의 개척자로 출판사 ‘신문관(新文館)’ ‘조선광문회(朝鮮光文會)’를 설립하여 수많은 서양의 고전 명작들과 한국의 고전들을 번역 소개하는 등 출판문화로 ‘문장구국(文章救國)’하려는 의지가 대단했다. 1908년 근대 종합잡지의 효시인 [소년]을 창간했고, 최초의 신체시 [해에게서 소년에게]를 발표했으며, 이후 [붉은 저고리] [아이들보이] [청춘] [새별] 등 많은 잡지를 발간했다. 1919년 3.1운동에 주동으로 참여, [독립선언서]를 작성했고, 민족대표 47인 중의 1인으로 체포, 2년 8개월간 복역하기도 했으며, 한국역사연구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1943년 11월에는 일본 동경에서 학도병 지원 연설에 나오는 등 일제에 협력했다. 1949년 2월 반민족행위 특별조사위원회에 체포, 수감되었고, 옥중에서 친일행위에 대한 해명과 속죄를 담은 [자열서(自列書)]를 제출했다. 1957년 10월 10일 [한국역사사전]을 집필하던 중 68세로 작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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