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맨부커상 최종심 후보 작가, 줌파 라히리의 퓰리처상 수상작 『축복받은 집』 2013년 9월에 발표한 두 번째 장편소설 『로랜드The Lowland』로 영국 맨부커상 최종심과 미국 내셔널북어워드 본심에 오르며 작가로서 자신의 자리를 굳힌 줌파 라히리의 첫 소설집 『축복받은 집』의 개정판이다. 첫 소설집으로 1999년에 오 헨리 문학상과 펜/헤밍웨이 문학상, 2000년에 퓰리처상을 수상하며 미국 문단에 등장한 줌파 라히리도 어느덧 데뷔한 지 십 년이 훌쩍 넘은 중견 작가다. 단편소설집과 장편소설을 각각 두 권씩 번갈아 발표하며 자신의 문학 이력을 차곡히 쌓은 그의 문학사는 단순히 작가 한 사람의 문학사가 아니라 미국 문학, 세계문학 전체의 역사와 맞닿아 있다. ‘이민자 문학’은 없다며, 그런 문학이 있다면 ‘거주자 문학’이 따로 있느냐고 반문하는 라히리의 목소리는 정체성을 규정당하기를 거부하는 문학 본연의 목소리 자체다. 미국인이라는 말도, 인도인이라는 말도 어색한 인간 줌파 라히리의 의구심 가득한 시선이 특유의 담담한 필체와 만나 묘한 아이러니를 자아낸다. “보기 드물게 우아하고 침착한 작가”의 “세련된 등단집”이라며 극찬을 받은 『축복받은 집』에는 『이름 뒤에 숨은 사랑』 『그저 좋은 사람』 『로랜드』를 관통하는 줌파 라히리의 문제의식이 압축적으로 담겨 있다. 그 묘미를 번역가 서창렬의 새로운 번역으로 맛볼 수 있다.
Skönlitteratur och litteratu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