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면조와 달리는 육체노동자: 천명관 소설집

·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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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명관은 그 이름 자체로서 힘이 넘치고 독자를 유쾌하게 만드는 작가이다. ‘희대의 이야기꾼’으로서 등단 이후 꾸준히 ‘폭발하는 이야기의 힘’을 선보여온 작가 천명관이 7년 만에 두번째 소설집 『칠면조와 달리는 육체노동자』를 선보인다.

풀리지 않는 인생, 고단한 밑바닥의 삶이 천명관 특유의 재치와 필치로 살아나는 여덟편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여전히 웃음이 나면서도 어느 순간 가슴 한구석이 턱, 막히는 먹먹한 감동을 얻게 되고 그 여운은 진하게 오래 남는다.

그사이 천명관의 유머에는 따뜻한 서정과 서글픈 인생에 대한 뜨거운 위로가 더해졌고, 통쾌한 문학적 ‘한방’은 더욱 강렬해졌다.


“뭐가 잘못된 건지 모르겠는데, 하여간 그렇게 됐다”
인생의 아이러니를 간파하는 천명관의 탁월한 솜씨

‘고귀하게’ 태어났지만 처연하게 객사해 중음을 떠도는 ‘죽은 자’의 이야기(「사자(死者)의 서(書)」)로 시작해 죽음의 고비를 넘긴 할아버지의 자애로운 미소(「우이동의 봄」)로 ‘인생의 준엄한 깨달음’을 전하기까지, 천명관의 소설은 고통받고 방황하는 절박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삶과 죽음, 꿈과 현실을 오가며 때로는 통쾌하게 때로는 쓸쓸하게 담아낸다.

그들은 한때 잘나가던 트럭운전사였지만 이혼 후 가족이 함께 밥도 먹지 않는 하루살이 막노동꾼이거나(「칠면조와 달리는 육체노동자」), 부푼 꿈을 안고 귀농했지만 ‘파리지옥의 끈끈이’에 들러붙어 괴로워하는 파탄 난 가족이거나(「전원교향곡」), ‘삼만원의 행운’을 바라며 매일 밤 어두운 도로를 오가는 대리기사들(「핑크」), 혹은 섬에서 혹독한 삶을 감내해내야 하는 질투 많은 여자들이다(「동백꽃」).

사회의 주류에 편입된 듯 보이는 사람들의 사정도 다르지 않은데, 겉으론 화려해 보이는 인기 작가는 어린 시절 폭력의 트라우마를 안고 살며 여전히 내적으로 방황하거나(「왕들의 무덤」), 이십년 이상 출판사에서 일하며 편집장까지 지낸 화자는 지독한 불면증에 시달리며 밤새 잠들지 못하고 길고 외로운 시간을 견뎌낸다(「파충류의 밤 」).

Changbi Publishers

평가 및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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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7개
eun kim
2015년 11월 7일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에 대해 '나와는 관계없다" 하며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책을 읽으면서 나는 내 부모를 떠올리고 관절념으로 나중에 걷지도 못하고 앉아만 있다가 돌아가신 할머니를 떠올리고 친한 친구의 객사한 아버지를 떠올렸다. 이상한 일이다. 왜 이 책에는 내가 아는 사람들이 있는 것일까. 경험하지 않은 기억이 마구 떠올라 중간 중간 쉬어야만 했다. 읽어가는 속도는 빨랐다. 재밌다는 얘기다. 다만 이렇게 빨리 이들을 지나치면 안될것 같아서 잠시 앉아서 먼하늘을 바라보고 숨을 고르면서 읽었다. 그럼에도 단 이틀 걸렸다. 밑줄 긋고 싶은 문장은 없었다. 왜? 이책은 3D 입체이기 때문이다. 평면이 아니기에 밑줄을 그을 수 없다. 인물의 얼굴이나 몸에 밑줄을 그을 수 없는 노릇이다. 살아서 팔닥이는 인물들이 으르렁거리며 살아가다가 결국 자빠지는 이야기. 결국 나의, 내부모의, 당신의, 이야기다. 작가가 마지막에 나에게 고맙다하는데 천만의 말씀. "내가 당신에게 고마워요" (쓰담쓰담) 잘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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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정보

천명관

경기도 용인에서 태어났다. 2003년 문학동네신인상에 소설 「프랭크와 나」가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고래』로 2004년 문학동네소설상을 수상했다. 장편소설 『고래』 『고령화 가족』 『나의 삼촌 브루스 리 1, 2』, 소설집 『유쾌한 하녀 마리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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