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즈믹 호러는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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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눈을 떴더니 병원에 입원해 있는 건 그리 놀랍지 않은 일이다.

사고의 후유증으로 기억이 일부 사라져, 결혼했다는 사실과 남편의 존재를 잊어버린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자기야, 몸 상태는 어때?”


하지만 정장을 입은 촉수 괴물이 내 남편이라니?



“아무래도 사고의 후유증으로 보입니다.”

“그러니까 선생님이 하신 말씀을 쉽게 풀어 보면, 제가 사고를 당하면서 뇌 어디에 문제가 생긴 바람에 남편이 촉수 괴물로 보인다는 거죠?”

남들에게는 완벽한 미남으로 보이지만, 그녀의 눈에는 코즈믹 호러에 등장하는 괴물처럼 인식되는 남편.

그리고 그녀의 기억과 달라진 현실.

“괜찮아. 내가 자기를 기억하니까.”

“아….”

“모르는 게 있으면 나한테 물어보면 돼. 나는 자기에 대해서라면 무엇이든 알고 있거든.”

완벽한 남편이 다정하게 그녀를 보살피지만, 그녀는 혼란스럽다.

이 모든 게 정말로 추락 사고로 인한 일시적인 부작용일까?


***


턱을 내린 그녀는 옆을 돌아보았다. 근사한 몸을 가진 촉수 괴물이 앉아 있었다. 촉수 다발이 전부 아래로 축 늘어진 모양새가 꼭 시무룩한 것처럼 보였다.

그녀는 휴대 전화로 사진을 찍었다. 촬영 버튼을 누르기 전까지만 해도 촉수 괴물이 화면에 잡혀 있었는데, 앨범으로 가서 찍은 사진을 확인해 보니 촉수 괴물은 어디로 가고 상심한 기색의 절세미남이 그 안에 담겨 있었다.

“저기….”

“응, 자기야.”

“어쩌다가 저와 결혼하셨어요? 혹시 제가 그쪽 약점을 잡아서 협박이라도 했나요?”

“협박? 자기가 날?”

재미있다는 양 되묻는 어조에 고개를 든 그녀의 시야에 파르르 떨리는 촉수 다발이 보였다. 형태가 저래서 장담할 수 없지만, 반응을 보아하니 아마도 웃고 있는 것 같았다.

“그 반대라면 모를까.”

作者简介

저자 - 이정운


evelesseden@naver.com


<출간작>

폐하!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기라. 야한夜寒이야기. 폐황후. 구중궁궐. 제신의 분노. 폐하! 고정하여 주시옵소서! 경국지색. 안생겨요(ASKY). 해연. 가슴아 그만해. 혹애. 두 번째 밤. 이사님의 취미생활. 너를 보여줘. 1등과 2등의 역학관계. 재가 된다 해도. 이불 밖은 위험해. 잠자는 바다.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 폐쇄 병동의 주의 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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