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도와줄게. 넌 그냥 보고만 있어.”
희망이라고는 없던 열여덟 인생에 그녀는 선결을 처음 만났고,
그는 삶의 구원이 되어 주었다.
불의의 사건으로 선결과 헤어지고 난 뒤, 서해는 미치도록 그를 찾아 헤맸다.
모든 걸 다 가진 인생을 손에 넣고도,
끝내 심장은 그 하나만을 원하고 있었기에.
* * *
“내가 그 남자와 어디가 닮았는지 물어봐도 됩니까?”
“그냥 다 닮았어요. 눈도, 코도, 입도…… 목소리도.”
눈앞이 흐릿해져 그런지, 선결은 오늘따라 유독 더 그를 닮아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알아요. 강선결 씨는 그 아이가 아니라는 거.”
묽게 변한 서해의 눈동자 속에 선결의 얼굴이 고스란히 담겼다.
“잊으면 되잖아.”
“어떻게요?”
아무리 노력해도 소용없었다. 그를 잊을 방법 같은 건.
“이렇게.”
이윽고 그의 입술이 서해의 입술을 짙게 머금었다. 호흡을 참지 못한 서해의 아랫입술이 느슨하게 벌어졌다.
“멈추지 않아도 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