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로 몰려 쫓기던 리에나는 얼떨결에 봉인된 광룡, 카셀로스를 깨워버린다.
“정말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난다고… 요?”
꼼짝없이 죽었구나 싶었지만, 무슨 이유 때문인지 기억을 잃어버린 듯한 드래곤.
그녀는 드래곤에게 ‘카시엘’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협곡을 빠져나가기 위해 그와 동행한다.
상황을 봐서 멀리 도망치려고 결심한 리에나. 하지만 어째 카시엘에게 점점 휘둘리게 되는데.
“빌어먹게 달아, 리에나….”
게다가 입이 점점 더 거칠어져 가는 것 같은 건, 착각일까?
***
그녀의 입술이 멈출 때를 찾지 못하고 점점 더 크게 벌어졌다.
눈앞의 카시엘이 일순간 흐려지더니 갑자기 두 명의 카시엘로 나눠진 것이다.
“뭐, 뭐야!”
카시엘이 자신의 머릿속에 들어갔다 나오기라도 한 걸까? 상상 속의 장면이 현실이 되어버린 상황에 리에나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가까이에 있는 카시엘이 리에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으르렁거리듯 말했다.
“두 개로 박히고 싶다며.”
다른 새끼의 것이 리에나의 안에 들어가는 것은 용납할 수 없었다. 그게 제 모양을 본뜬 모형이라고 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