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존주의 문학의 선구자 카프카가 남긴
가장 포괄적이고 중요한 자전적 기록
〈부모님께 드리는 편지〉·〈누이동생에게 보내는 편지〉 수록
20세기 최고의 독일 작가 프란츠 카프카의 《아버지께 드리는 편지(1919)》는 그의 가장 중요하고 포괄적인 자전적 기록으로 평가받는다. 2015년 거장들의 사유를 담은 고전 논픽션 시리즈 ‘위대한 생각’ 중 한 권으로 출간되었던 이 책을 2024년 카프카 타계 100주기를 맞아 새로운 장정으로 다시 한번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보내지 못한 한 통의 긴 편지인 이 책은 그의 삶과 문학을 지배했던 아버지에게 보내는 절절한 사적 편지이자 아버지라는 존재에 투영된 모든 굴종과 불안을 향한 ‘소송’과도 같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아들로서의 카프카를 바라보며, 난해하게 여겨지는 그의 텍스트 저변에 가장 소박하고 순수하게 접근할 기회를 얻는다. 그것이 또한 그의 난해함을 해독할 열쇠가 되는 것은 물론이다. 특히 은행나무 판본에는 전업 작가로서의 구상을 밝히는 〈부모님께 드리는 편지(1914)〉와 카프카의 양육관이 엿보이는 〈누이동생 엘리에게 보내는 편지(1921)〉를 부록으로 실어, 본편의 이해를 더 깊이 이끈다.
1883년 체코 프라하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1912년 초 장편소설 《실종자(아메리카)》 집필에 착수했고, 〈선고〉 〈변신〉 등의 단편을 썼다. 1914년에 〈유형지에서〉와 《실종자》를 완성했고, 1916년에는 단편집 《시골 의사》를 탈고했다. 그는 생계를 위해 보험회사에 다니면서 글을 써야 하는 고통, 그리고 아버지와의 갈등으로 인한 괴로움 등을 작품에 투영했다. 특히 아버지라는 세계와의 갈등은 1919년 가장 포괄적인 자전적 기록 《아버지께 드리는 편지》로 결실을 맺었다. 1917년 폐결핵이라는 진단을 받아 여러 곳으로 요양을 다녔으나, 그동안에 장편소설 《성》을 집필하고, 〈단식 광대〉 〈어느 개의 연구〉를 비롯한 여러 단편을 썼다. 1924년 4월 빈 인근의 키얼링 요양소에 들어가 6월 3일에 사망하여 프라하의 유대인 묘지에 안장됐다. 사르트르와 카뮈에 의해 실존주의 문학의 선구자로 높이 평가받은 카프카는 자신만의 독자적인 문학 세계를 구축하며 현대 인간의 실존적 체험을 극한에 이르기까지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외국어대학 독일어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브레히트의 연극 이론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독일 자르란트 대학에서 수학했다. 옮긴 책에 《보물 추적자》 《쿠오 바디스, 역사는 어디로 가는가》 《야릇하고 오묘한 그리스 신화 이야기》 《행복의 철학》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