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으로 모든 것이 폐허가 된 뉴욕. 트렁크 가방 속에 담긴 인공 지능이 도착한다. 원대한 꿈을 안고 도착한 그들을 반기는 것은 동료의 배신이다. 인공지능이지만 감정을 가진 아서는 뉴욕을 지배하는 '대령'의 손에 들어 가서, 원하지 않은 일을 수행하게 된다.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서려는 그들의 계획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아마게돈의 거대 전쟁과 인류의 멸망이라는 심각한 주제를 작가 특유의 유머와 낙관적 시각으로 풀어 내는 단편 소설이다. 인공지능에 대한 작가만의 통찰력이 흥미롭다.
목차
표지
목차
I. 뉴욕에 도착하다
II. 낯선 여자가 찾아 오다
III. 아서를 팔다
IV. 여객선을 찾아 내다
V. 떠날 준비를 마치다
VI. 아서, 질주하다
시리즈 및 저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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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문학적 SF가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는 소설. 내 두뇌를 모두 동원해서 읽었다. 재빨리 읽을 수 있으면서도 흥미로운 읽을 거리이다. 좀 더 길었다면 좋았을 것기라는 아쉬움이 있다."
- Doreen, Goodreads 독자
"프레데릭 폴은 언제나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하는 SF 작가이다. 이 작품은 짧으면서도 달콤한 소설이다. 묵시록적 설정이지만 해피 엔딩을 가진 소설이다. 좋다."
- Declan, Goodreads 독자
"읽으면 힘이 나는, 밝고 명랑하지만 묵시록적인 단편!"
- Forca Portol, Amazon 독자
미리 보기
우리는 세 명이었다. 만약 아서까지 포함하면 세 명이 맞았다. 우리는 관심을 끌지 않기 위해서 흩어졌다. 엔다르는 커다란 다리 위를 건넜고, 나는 아서를 데리고 아주 먼 길을 돌아 갔다.
호텔 데스크에서 체크인을 하면서 나는 시카고에서 오는 길이라고 말했다. 어떤 느낌인지 잘 알 것이다. 만약 당신이 필라델피아에서 왔다고 이야기한다면, 그것은 세이트 루이스나 디트로이트에서 왔다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무슨 말인가 하면, 이제 아무도 필라델피아에서는 살지 않는다. 이런 것들이 세상이 어떻게 바뀌는지 보여준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필라델피아는 유행의 중심이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어쨌든 나는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었다.
나는 내 가방을 들어 준 직원에게 150달러를 줬다. 그리고 말했다. "부탁 하나 할께요. 내 가방에는 부비 트랩이 있어요."
"아. 그럴 리가요." 그가 말했다. 그는 내가 준 돈에 약간 감명을 받았지만, 내 말에는 그리 큰 감명을 받은 것 같지 않았다.
"그러니까 제 말은요. 정말로 부비 트랩이 장착되어 있다는 거예요. 그냥 도난 경고 장치가 아니에요. 경고음 외에도 전자기식 폭탄 하나가 깜찍하게 장착되어 있죠. 그러니까, 제가 원하는 것은, 만약 경고음이 울리면, 그냥 도망 가라는 것이에요."
"안 그러면 제 머리가 날라 가나요?" 그가 내 가방을 바닥에 던지면서 말했다. "저기 손님. 빌어먹을 돈은 돌려 드릴 테니....."
"잠깐만요." 나는 100달러를 추가로 건넸다. "부탁합니다. 꽤 정교한 제어 장치가 붙어 있어요. 그러니까, 이 가방을 가지고 어떻게 하려는 사람 외에는 다칠 일이 없을 거예요. 하지만 저는 폭탄이 터지는 것은 바라지 않아요. 그러니까, 경고음이 울리면 그냥 도망을 가세요. 그렇게 되면 나쁜 짓을 하려는 사람도 놀라서 도망을....."
"아니요." 그러나 이번에는 확실하지 않은 목소리였다. 내가 200달러를 추가로 주자, 그가 투덜거리면서 말했다. "좋아요. 만약 경고음이 울린다면 그렇게 하죠. 도대체 그렇게 번거롭고 위험한 것을 무릎 쓸 가치가 있는 일이 뭔가요? 궁금하군요."
"서류들이에요." 나는 거짓말을 했다.
그가 가방을 흘겨 보면서 답했다. "그러시군요."
"농담이 아니에요. 그저 개인적인 서류들이죠. 다른 사람들에게는 한 푼 가치도 없지만, 저한테는 중요한 것들이죠. 그러니까, 괜한 상상력을 발휘해서....."
그의 목소리가 기분이 상한 듯이 들렸다. "선생님. 당연히 호텔 직원들은 손님들의 물건을 건드리지 않습니다. 이 호텔이 도대체 어떤 종류의 호텔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당연히 그렇죠. 당연하죠." 내가 말했다. 그러나 나는 그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왜냐하면 나는 그 호텔이 어떤 종류의 호텔인지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 호텔 직원들은 다른 방법보다 큰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노리면서 그곳에서 일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곳에 다른 종류의 호텔이 있기는 할까?
여하튼, 뇌물만이 호텔 직원들을 내 편으로 만드는 방법이었다. 직원이 나가자 나는 적어도 잠시 동안은 그를 믿을 수 있다는 것을 확신했다. 그는 내 방을 유심히 지켜 보겠다고 약속했고, 그의 근무 시간이 4시간 이상 남았다고 말해주었다. 그 정도의 시간이라면 내가 할 일을 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우선 나는 아서에게 전원을 공급하고, 몸을 씻었다. 이 호텔에서는 물이 잘 나왔다. 뉴욕은 그런 점이 멋졌다. 뉴욕에서는 수돗물이 아주 잘 나왔다. 심지어 뜨거운 - 아니 뜨거운 것에 가까운 - 물도 나왔다. 나는 샤워 줄기가 내 몸 위로 흩뿌려지게 놔두고 내 몸 구석구석에 묻은 먼지와 흙을 씻어 냈다. 브롱크스에서 떠날 때 묻은 먼지와 흙이었다. 그 일이 있은 후 먼지와 흙이 예전처럼 자연스럽게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몸을 아주 깨끗이 씻어냈다.
몸을 말린 후 옷을 입고 나는 창 밖을 바라 보았다. 우리는 15층 높이에, 꽤 높은 곳에 있었다. 허드슨 강과 그 위의 커다란 다리가 북쪽에 놓여 있었다. 강 건너편 다리 근처에서 거대한 매연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그러나, 그 매연을 제외하면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보였다. 멀리 보이는 집 속에 사람들이 살고 있다고 착각이 들 법한 풍경이었다. 심지어는 도로들도 정상적으로 보였다. 그래서 도로 위의 차들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아 차리지 못할 정도였다.
나는 작은 가방을 열고 돈을 꺼내서 주머니에 가득 채웠다. 이제부터 할 일에 쓸 돈이었다. 방문 앞에서 나는 잠시 멈춰서 어깨 너머로 아서에게 말했다.
"걱정 하지 마. 나는 한 시간 정도 밖에 나가 있을 거야. 반드시 돌아 올 거야."
나는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문 밖으로 나갔다. 그런 상황 속에서 대답을 기다린다는 것은 무의미한 것이었다.
여기는 필라델피아의 몰락 이후 많은 사람들과 활기로 북적이는 곳이 되었다. 로비에만도 네 댓 명의 사람들이 있었고, 거리에는 열 명이 넘는 사람들이 돌아 다니고 있었다.
몇 가지 이유 때문에 나는 호텔 데스크 직원과 말을 나누었다. 우선 나는 엔다르가 나에게 연락을 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고, 아서가 민감해 질 수 있는 시기에 엔다르가 가방을 뒤지는 것을 막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데스크에 '슐레이퍼'를 찾아 오는 사람은 방으로 가지 못하도록 막으라고 부탁했다. 어떤 경우에도 호텔 로비에서 나를 기다리도록 만들라고 했다. 내 진짜 이름은 '샘 던랩'이지만 그곳에서 나는 '슐레이퍼'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었다.
"물론입니다." 데스크 직원이 답했다. 그리고 그가 손을 내밀었다.
나는 지폐를 쥐어 주었다. "그리고 한 가지 더요." 내가 말했다. "기계식 프린터하고 다른 것들이 몇 가지 필요한데 어디에서 살 수 있을까요?"
"PX로 가세요." 그가 재빨리 대답했다.
"PX요? 군대에서 말하는 PX 요?"
"예전에는 메이시 백화점이었죠." 그가 친절하게 설명했다. "저 쪽 문으로 나가신 후에 오른쪽으로 가세요. 한 블록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요. 간판이 보이실 거예요."
"고마워요." 그 정보는 100 달러 짜리였다. 그러나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 결국 돈은 문제가 아니었다. 특히 우리가 필라델피아에서 왔다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저자 소개 – 프레데릭 폴
프레데릭 조지 폴 주니어 (Frederik George Pohl Junior, 1919년 11월 26일 – 2013년 9월 2일)은 75년 이상을 활동한 미국 SF 소설가이자 편집 기획자이다. 전국으로 떠도는 영업 사원인 아버지를 둔 폴 역시 7살까지 텍사스, 뉴 멕시코 등지에서 자랐다. 7살이 되면서 폴의 가족은 뉴욕 브룩클린에 거주하게 되었다. 17살에 고등학교를 중퇴한 후 폴은 미래주의자 팬 클럽이라는 SF 및 과학 클럽 활동을 시작했다. 평생 동안 우정을 나누게 된 이 클럽의 구성원은 아이작 아시모프, 도널드 울하임, 대몬 나이츠, 시리 콘브로쓰, 딕 윌슨 등 SF와 과학계에서 큰 명성을 얻게 되는 사람들이었다. 1939년에는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젊은 공산주의 연맹에 가입해서 반 파시즘 운동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동시에 폴은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해서, 1937년 '놀라운 이야기들 Amazing Stories'에 '죽은 위성에 바치는 비가: 루나 Elegy to a Dead Satellite: Luna'라는 SF 시를 발표했다. 그리고 1939년부터 1943년까지 '대단한 이야기들 Astounding Stores'과 '수퍼 과학 이야기 Super Science Stories'의 대중 잡지들의 편집장으로 일하면서 다양한 단편 소설들을 써 냈다. 1940년대가 되면서 폴은 '유명한 SF 작가들의 반 이상'의 에이전트로 활동하면서 경력을 쌓았다. 그러나 그의 작가 에이전트 사업은 재정적으로는 성공적이지 못했다. 그러나, 아주 잠깐 동안이지만 아이작 아시모프의 에이전트로 활동했다는 사실은 둘 사이의 깊은 우정을 짐작하게 한다. 왜냐하면, 아시모프는 폴 외에는 결코 에이전트를 두지 않고 모든 작품과 수입 관리를 본인과 부인이 직접 했기 때문이었다.
1943년부터 1945년까지 2차 세계 대전이 본격화되면서 징집된 폴은 이탈리아 전선에 배속되어 공군 기상 요원으로 활동했다. 군 복무를 마친 후 폴은 SF 작가들의 에이전트 사업을 계속 유지했지만 재정 관리의 문제로 결국 1950년 에이전트로서의 사업을 포기했다.
1960년대, 폴은 대중 SF/과학 잡지인 '갤럭시 SF Galaxy Science Fiction'과 자매지인 '만약 If'의 편집장으로 활동하면서 두 잡지가 SF 문학 내에서 자리를 잡고 성공하는 기초를 마련했다. 그가 편집장이던 시절 두 잡지는 여러 차례에 걸쳐 휴고 상 등의 유명한 SF 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 시기 동안 그는 여러가지 필명을 사용하여 SF 작품들을 발표했다.
1970년대가 되면서 폴은 필명 대신 본명을 사용하여 작품을 발간하기 시작했고, 그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맨 플러스 Man Plus'와 '히치 Heechee 시리즈'를 발표했다. 이 두 작품을 통해서 그는 1976년부터 1977년의 네뷸라 상을 휩쓸었다. 그리고 1978년 히치 시리즈의 첫 작품인 '게이트웨이 Gateway'는 휴고 상과 존 캠벨 기념상을 동시에 수상하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이후 그는 지속적인 작품 활동을 통해서 '페르미와 프로스트 Fermi and Frost'로 1986년 휴고 상을 수상하고, '젬 Jem'으로 1980년 전국 도서 상을 수상했다.
그의 작품은 SF 소설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어서, '플레이보이 Playboy'와 '가족 그룹 Family Circle'에 다수의 논픽션 작품을 발표했다. 또한 로마 황제 티베리우스에 대한 공부를 해서 그에 대한 역사서를 쓰기도 했고, 그 결과 브래태니커 백과 사전의 티베리우스 황제 항목의 편집 위원 역할을 하기도 했다.
1980년대와 1990년대를 거치면서, 다양한 SF 상들을 수상하면서 SF를 다루는 라디오 쇼의 게스트로 자주 출연하는 등 SF 문학의 저변 확대와 위상 제고를 위해서 활동했다. 그리고 작품 활동을 멈추지 않고 죽기 바로 직전인 2011년까지 소설을 발표하는 필력을 보여 주었다. 폴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세계관은 '어떤 일에든 준비되어 있는 사람은 없다' 또는 '어떤 사물이 너무나도 훌륭해서 그것을 싫어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라는 식의 상대주의적 관점이라고 할 수 있다. 2013년 호흡 곤란으로 입원한 그는 바로 그날 93세의 나이로 숨을 거두었다. 잦은 결혼과 이혼을 반복했던 그의 곁을 지켰던 것은 SF 전문 학자였던 다섯 번째 부인이었다.
번역자 소개
2014년, 활동을 시작한 TR 클럽의 구성원은 인문학과 공학 등을 전공한 전문 직업인들로, 모두 5년 이상의 유학 또는 현지 생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각자의 삶의 영역을 가지고 있으나, 자신이 관심을 가진 도서와 컨텐츠가 국내에서도 널리 읽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번역을 진행하고 있다.
대기업 직장인, IT 벤처기업가, 출판 및 서점 편집자, 대학 교원, 음악 전문가 등 다양한 직업군을 바탕으로, 본인들의 외국어 능력과 직업적 특기를 기반으로, 모던한 컨텐츠 번역을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