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대 그룹 사생아이자 ‘성인 로봇’ 발명을 최초로 계획한 박도정. 그리고 그 아이디어를 빼앗아 로봇 시장의 큰 손이 된 이복형 박윤태. 도정은 형 윤태와 윤태의 회사 바디 프레사, 명대 그룹에 복수하기 위해 같은 회사 최고 야심작이라는 백아를 사게 되는데…. “제대로 얼굴이나 바디도 좀 보세요. 취향이 아니시라면 다른 걸로 추천해 드리겠습니다.” 취향. 취향이라. 도정은 성큼 다가가 녀석의 얼굴을 보았다. 사장의 손에 턱이 잡힌 얼굴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인간의 욕망을 닮아 만들어진 녀석답게 외형은 흠잡을 게 없다. 쌍꺼풀 진 아몬드형 눈도, 높이 깎은 버선발 모양 코도, 한 번에 삼키고 싶은 붉고 도톰한 입술도, 완벽에 가깝다. “만져보셔도 됩니다.” 사장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도정이 손을 내밀었다. 딱딱할 줄로만 알았던 피부가 부드럽고 뜨거웠다. 단순한 섹스로봇이 아니라 진짜 사람인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