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봐요. 나는 지금 취했고, 젖기까지 했는데……. 정말 사람을 부를 건가요?”
“무슨 말을 하는 겁니까?”
“나랑 자자고요. 다리는 내가 벌릴 테니까.”
하룻밤으로 끝날 줄 알았던 둘의 관계는 예정보다 길어진다.
연인도, 스폰서도 아닌 섹스 파트너로서.
하지만 관계가 이어질수록 고세진의 태도는 점차 달라져 간다.
“이보현 씨, 지금이라도 다른 관계는 끊어요.”
“다른 관계를 끊는다는 게 무슨 의미예요?”
“정확히 말해 줘야 압니까?”
“……사람은 기계처럼 하나만 지속하며 살 수 없어요. 섹스도 마찬가지예요.”
한 명의 사람에게 얽매이는 것을 원치 않는 보현은 고세진의 스테디 제의를 거절하고, 결국 두 사람의 관계는 종지부를 찍게 된다.
한 달여의 시간이 지나, 보현은 제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던 배역이 '고세진의 새 애인'이라는 배우에게 내정되어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게다가 드라마에 투자한 사람이 고세진이라는 것을 알게 되며, 배역을 제 것으로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을 가진다.
곧 보현은 배역을 되찾을 방법을 찾아낸다.
“저 세진 씨랑 다시 만나고 싶어요.”
“제가 먼저 연락을 드린 이유를 모르지 않을 텐데요.”
“옆에 사람이 생긴 게 저와 만나지 못할 이유가 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