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보다 권력을 원한 미실, 사랑과 권력을 함께 꿈꾼 선덕! 천오백 년 역사가 가려온 여인들의 사랑과 욕망 『삼국유사』『삼국사기』의 기록에 진위여부로 논란 중인 『화랑세기』의 내용을 접목하고 소설적 상상력을 가미해 완성한 장편소설. 신라 제24대 진흥왕, 제25대 진지왕, 제26대 진평왕의 색공(色供, 왕께 몸을 바치는 여인)으로서 왕의 애정을 독차지하며 남성 권력의 그림자로 살아가는 미실과 결탁해 부귀영화를 누리는 사도태후의 진영이 활개를 치는 가운데, 후계자를 낳지 못했다는 이유로 남편에게 애정을 요구하지도 못하고 시들어가는 진평왕의 부인 마야왕후의 진영이 팽팽히 대립하던 시절을 배경으로 하는 이 소설은, 욕망에 눈이 먼 권력자들 속에서 지혜와 용기로 우뚝 선 우리나라 첫 여왕을 이야기한다. 진평왕과 마야왕후 사이에서 둘째로 태어난 덕만공주는 아들이 아니라는 이유로 어머니의 사랑을 얻지 못하고 외국어, 풍수지리 등의 공부에 흥미를 갖는다. 또한 궁궐의 허드렛일을 도맡아하는 두풍과 친구가 되고 그를 통해 궁밖 지귀와도 인연을 맺는 등 신분고하, 남녀노소에 상관하지 않고 다양한 인물들을 만난다. 어느 날 두풍은 덕만공주에게 저잣거리의 백성들을 사랑했던 금륜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마침내 덕만은 어머니와 할머니가 미실을 기피하는 이유를 알게 되는데....... 여성이라면 왕후로 만족해야 마땅할 때 실력을 다져 스스로 왕위에 오른 선덕. 사회적 관례와 편견을 뒤엎고 벌인 세상과의 정면승부는 그녀를 지칭하는 ‘성조황고(聖祖皇姑, 성스러운 혈통을 이어받은 여황제)’라는 말처럼 오늘날 우리에게 갇혀진 인식의 틀을 깨고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자만이 마침내 꿈을 이룰 수 있음을 일깨워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