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우성희 또한 서봉룡과 같은 고향에서 자란 시골 처녀로, 부잣집 서울 남자와 결혼하려는 목표가 있는데…….
<본문>
“그런데 그 얼굴이!
봉룡이 게으르게 누워 있던 대나무 평상에서 벌떡 일어났다. 시골 과수밭에 어울리지 않은 하얀 얼굴, 그리고 낭랑한 목소리!
성희였다. 그녀가 왜 여기에?
봉룡은 자신의 눈과 귀를 의심했다. 너무 보고 싶어서 이젠 환청까지, 없는 환상까지 보이는 것인가?
“주봉이 이 년아, 꾸물거리지 말고 퍼뜩 따 담으랑께! 하이고, 시상에, 이것 좀 보쇼! 내가 진작 포도 상하지 않게 곱게, 곱게 담으라고 안혔어? 이것 좀 보랑께! 이것이 내다 팔 물건이여? 아니여!”
아까 그 아주머니가 성희 앞에 있는 상자 속 포도를 들여다보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성희에게 마구 주먹질을 하며 윽박지르는 것이 보통이 아니었다.
“아야, 아야! 알았당게라! 그만 좀 때리랑게요!”
퍽퍽, 그녀가 맞는 소리가 봉룡에게까지 들려왔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보이는 성희가 아주머니에게 맞은 어깨를 손으로 문지르며 빽 소리를 질렀다. 봉룡은 흡, 하고 숨을 죽여 그들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주봉이?”
그럼 성희 이름이 주봉이었단 말씀? 우성희가 아니라 우주봉?
한여름
로맨티시스트 남편과 알콩달콩 살며 치명적 멜로의 팜므파탈을 꿈꾸지만, 현실은 번번이 코미디로 끝나는 해피엔딩 로맨스 마니아.
출간작 : 황후청라, 그녀를 잡아요, 내사랑 홍화씨, 러블리 팡다, 빽 없는 그녀의 후광효과, 특명! 폭탄 제거반, 노처녀 재활용법, 꽃미남 걸리버, 프라이데이 나잇, 로맨싱 달링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