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이 이루어진 날. 낯선 스토커에게 납치당했다.
감금 1일 차였다.
***
“그 새끼 누구야?”
“네……?”
“그 새끼가 좋아? 그래서 사귀기로 했어?”
남자의 손이 바지춤에 닿았다.
나는 그 손길에서 벗어나고자 막무가내로 발길질했다.
물 먹은 듯 묵직한 다리가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고 벌벌 떨리기만 했다.
“하지 마요! 하지 마, 개새꺄!”
“나라고 이러고 싶진 않았어.”
브리프가 몸에서 떨어졌다.
천 조각이 사라지자 가슴이 미친 듯 뛰었다.
“근데 네가 먼저 딴 놈 새끼 만났잖아. 그러면 내가 참을 수가 있겠어?”
저 개새끼가, 미친 개새끼가, 나한테 무슨 짓을 할지 짐작이 되었다.
“아악, 아! 잘못했어요. 살려주세요. 한 번만 용서해 줘.”
“그럼, 용서해 주는 대신 나랑 사귈까?”
납치범이 녹아내릴 듯 웃는다.
“오늘부터 1일 해. 나랑 사귀자.”